농구협회, 대표팀 감독 검증 방식 변경…차기 女대표팀에 적용되나

입력 2020-02-12 17:0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여자농구대표팀 감독 이문규.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선수 혹사 등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여자농구대표팀 사령탑 교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대한농구협회가 이사회를 통해 감독이 결정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드러낸 가운데 대표팀 이문규 감독(64)의 계약 기간은 2020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을 끝으로 종료됐다. 차기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작업에 돌입하면 이전처럼 공모 절차에 이어 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검증 작업을 한 뒤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진다. 이 감독이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뤄냈지만 자동적으로 계약이 연장되진 않는다. 남자농구대표팀을 이끄는 김상식 감독(52)도 재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공모와 경기력향상위원회의 검증 과정을 다시 거쳤다.

지난해 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과정을 살펴보면 협회는 감독 공모 공고를 낸 뒤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지원자를 대상으로 검증작업을 실시했다. 지도자 경력, 국제대회 성적 등을 토대로 정량적 평가를 한 뒤 면접 등 정성적 평가를 더해 후보자들을 개별 평가했다. 이를 통해 1순위, 2순위 후보를 결정했다.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최종 2명의 후보를 추려 이사회에 전달하면 이를 추인하는 방식이었다. 지난해 1순위 후보는 이 감독이었다. 이 감독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은 프로팀과 대표팀에서 사령탑을 지내는 등 지도자 경력에서 다른 후보를 압도한 덕분이었다. 정성적 평가에서는 다른 지원자의 점수가 더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협회 규정상 정량적 평가 배점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정성적 평가의 배점 비율은 20~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협회가 감독 검증절차에 관해 정량적 평가에 대한 배점 비율을 최근에 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협회 내부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12일 “감독 지원자 검증 절차에 있어서 정량적 평가 배점이 너무 높다는 문제점이 제기됐고, 어느 정도 조정을 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정성적 평가의 배점 비율이 이전보다 높아지면 지원자의 경력에 크게 좌우된 후보자 평가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이 감독이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뤄냈지만 선수 혹사 논란과 팬들의 공분을 산 귀국 인터뷰 내용 등을 감안하면 그가 대표팀 감독 공모에 재차 응시해도 검증 과정에서 이전처럼 높을 점수를 받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는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등 4월초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대표팀은 WKBL리그 종료 이후 소집돼 올림픽 본선 준비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전에 차기 대표팀 사령탑이 결정돼야 한다. 공모부터 이사회 추인까지 모든 절차를 밟아야 해 시간이 많진 않다.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경기력향상위원회와 이사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