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의 미야자키 리포트] ‘오픈→스퀘어’ 두산 김재호의 업그레이드 작업은 현재진행형

입력 2020-02-24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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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호가 24일 일본 미야자키 소켄구장에서 열린 오릭스와 구춘대회 1차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김재호(35)는 KBO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는 실력을 자랑한다.

데뷔 초기부터 안정감을 뽐냈던 유격수 수비는 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2019시즌 KT의 주전 유격수를 맡은 심우준도 “(김재호의 수비를) 보면서 감탄한다”고 말할 정도다.

공격력도 충분히 갖췄다. 133경기에서 타율 0.307(410타수126안타)을 기록한 2015시즌부터 공수겸장 유격수로 거듭났다. 2018시즌에는 홈런도 16개나 때려내며 구멍 없는 타선을 구축하는 데 일조했다.

2019시즌의 퍼포먼스가 아쉬웠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규시즌 130경기에서 타율 0.268(377타수101안타), 4홈런, 48타점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KS) 4경기에서 타율 0.364(11타수4안타), 3타점의 활약을 펼쳤지만, 시즌 전체를 돌아보면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웠다. 캠프 기간에 타격자세에 변화를 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배트를 잡는 위치 등 미세한 부분이 아닌 스탠스 자체를 바꿨다.

김재호는 지난해까지 타석에서 오픈스탠스를 취했다. 우타자 기준으로 뒤쪽 발을 홈플레이트에 가깝게 둔 자세다.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와 KS 2차전에서 3-5로 뒤진 9회말 역전승의 시발점이 된 적시타를 터트렸을 때도 오픈스탠스로 타석에 섰다. 오픈스탠스는 공을 오랫동안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와 바깥쪽 공에 약점을 노출하기 쉽다는 게 중론이다.

이제는 두 다리를 나란히 하고 타석에 서는 스퀘어스탠스를 취한다. 가장 기본적인 스탠스이기도 하다. 김재호도 “어렸을 때는 스퀘어스탠스로 쳤었다”고 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시절(2006~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오랫동안 오픈스탠스를 유지했기에 변화를 준 이유가 더 궁금했다.

23일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를 위해 입국한 그는 “공이 잘 안 보여서”라며 “변화를 주고 싶었다. 어떤 투수가 올라와도 타이밍을 쉽게 잡을 수 있는 폼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덧붙여 “아직까진 괜찮다. 그 과정이 많이 복잡했지만, 이제 정립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호주 질롱 1차 스프링캠프 기간인 지난 16일 호주야구국가대표팀과 친선경기에서 홈런 포함 3타수3안타4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덕분에 새 타격자세에 대한 확신이 강해졌다. 게다가 몸상태도 좋다. 24일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펄로스전부터 27일까지 이어지는 미야자키 구춘대회 등의 실전무대를 통해 업그레이드에 탄력을 붙이겠다는 각오다.

미야자키(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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