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전북 현대
프로축구의 2020 시즌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지난달 29일 예정됐던 K리그 개막은 무기한 연기됐다.
기약도 없이 끝도 모를 예기치 않은 긴 휴식, 연습경기조차 불편한 환경. 하지만 각 구단들은 쉴 틈이 없다. 가능한 최선의 대비로 언제든지 울릴 스타트 총성을 기다리고 있다. 스포츠동아는 프리시즌 담금질을 마치고 마무리 보강에 열을 올리는 K리그 1·2 구단들을 살짝 들여다봤다.<편집자 주>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 스포츠동아DB
K리그1 챔피언 전북 현대는 4회 연속 정규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K리그에서 지금껏 어느 누구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녹색군단의 시선 끝은 2006·2016년에 이은 통산 세 번째 아시아 무대 정상을 향해 있지만 K리그 트로피에 대한 애착도 굉장히 크다.
부임 2년차를 맞이한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전북은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겨우내 치열한 담금질을 했다. 선수단 리빌딩도 상당히 큰 폭으로 이뤄졌다. 로페즈(상하이 상강)가 떠나고, 문선민이 군 입대(상주 상무)로 전력 공백이 발생했지만 적극적인 수혈에 임했다. 최전방에는 남아공 국가대표 벨트비크와 23세 이하(U-23) 대표팀 스트라이커 조규성이 합류했고, 중원에는 지난 시즌 울산 현대에서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김보경과 ‘일본 특급’ 쿠니모토, 브라질 윙어 무릴로를 데려오며 퍼즐을 완성했다. 수비진도 보강이 있었다. 오반석과 구자룡을 흡수하고 2년 간 임대 신분으로 뛴 베테랑 센터백 홍정호를 완전 영입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 난 자리와 든 자리가 일치하지 않아서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이수빈을 임대로 영입했지만 지난해 변함없는 위용을 과시한 최영준을 남겨놓았고 김승대와 한승규를 각각 강원FC, FC서울로 임대시켰다. 특히 포항·강원·서울은 지난 시즌 파이널 라운드 그룹A에서 경쟁한 팀들이라는 점에서 많은 의문을 낳았다. 여기에 1차 저지선의 역할을 할 수비형 미드필더의 보강도 없었다. 기성용(마요르카) 영입을 기대했으나 불발에 그쳐 결과적으로 전북은 불안 요소를 완벽하게 채우지 못했다.
사실 이는 모두 전북 벤치의 선택이다. 모라이스 감독은 홀딩 맨이 없어도, 또 저돌적으로 상대 공간을 파고들 날개가 없어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손준호가 내려서거나 ‘다용도 수비수’ 최보경의 전진으로 허리 공백을 메울 수 있고, 김보경과 이승기가 사이드에서도 역량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은 달랐다.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 시드니FC(호주)와 차례로 맞붙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전북은 1무1패로 저조한 첫 걸음을 뗐고 앞서 언급된 부분이 약점으로 노출됐다. 이에 따라 전북은 개막까지 남은 기간, 약점 보완에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 아직 한 자리 남은 외국인 선수는 전반기 이후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채우려 한다.
물론 모라이스 감독은 여전히 자신한다. 전방위적인 빌드 업이라는 자신의 방향과 철학이 알찬 결실로 이어지리라 믿는다. “더욱 디테일하고 적극적으로 비전을 구현할 때다. 우린 끊임없이 채찍질한다. 3연패는 전북 스토리의 시작이다. 4, 5연패를 향해 달리겠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팀을 구축한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전북 구단도 최선의 지원을 한다. 최신식 클럽하우스에 샌드박스, 언덕 훈련장을 추가해 최상의 선수단 훈련환경을 조성한 전북은 온라인 채널을 강화해 보다 적극적인 팬 스킨십에 나설 참이다. 화장실과 매점, 메가스토어 등 장내 시설을 개선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또 입지조건이 좋지 않은 경기장과 도심과의 교통편 확충에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전북은 항상 1등을 추구하고 있다.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