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 K리그, 시즌 축소 불가피…개막 시기 ‘특정 못해’

입력 2020-03-30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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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프로축구 K리그가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K리그1 구단 대표자회의가 열렸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20 시즌 K리그의 일정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큰 그림만 나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K리그1·2 구단 대표자 회의를 진행했다. 결정된 것은 없다. 당초 예정된 시기보다 개막이 한 달 이상 늦춰진 만큼 전체 스케줄을 줄이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을 뿐이다. 의결권을 갖고 있는 차기 이사회는 4월 초 열릴 예정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더 미뤄질 수 있다.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으로 기대했던 대표자회의가 사실상 소득없이 끝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한국 축구의 더딘 발걸음이 또 한번 주춤하게 된 셈이다.

연맹 측은 “대표자 회의 의견들은 이사회 안건에 반영된다. 개막 시점을 특정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일정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부분에 동조했다.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개막 시점이 나올 것”고 설명했다.

봄은 왔는데 진짜 봄은 아니다. K리그는 시작도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과 북중미, 남미 등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은 바이러스는 잠잠해질 기미가 없다. 스포츠계도 사실상 셔터를 내렸다.

개막 무기한 연기 결정으로 시작, 리그 축소로 입장을 정리한 K리그의 다음 스텝은 여전히 정해지지 않은 개막 시점에 따른 경기 수 정리다. 정확히 언제 개막하느냐에 따라 플랜A·B·C가 정리된다.

다양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K리그1은 팀 당 최대 32경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진다. 12개 팀이 22경기를 치르고 6개 팀씩 상·하위 그룹으로 나뉠 파이널 라운드도 같은 방식으로 소화하는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정규리그 33경기에 파이널 라운드 5경기를 소화하는 형태였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 계획이 꼬일 수 있다. 당연히 차선책도 마련해야 한다. 파이널 라운드 유지를 전제로 정규리그 22경기에 5경기 추가한 27경기, 최악의 경우는 정규리그 22경기로 최종 순위를 가리는 방식도 검토될 수 있다.

다만 연맹은 아주 빡빡한 일정은 피하기로 했다. 비상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선수단 감염과 최소 2주 격리, 기초 훈련 등이 전부 고려된다. 이날 회의에는 건강한 선수가 경기 후 면역력이 크게 떨어지는 부분까지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예상보다 일정이 덜 타이트할 수 있다는 의미다.

K리그가 기준으로 잡은 것은 전국 초·중·고교의 오프라인 개학이다. 정상적으로 학생들이 수업을 받을 수 있어야 관중 유치가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나 이미 세 차례 연기된 4월 6일 개학도 현재로선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 건강과 정서에 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개막 일정을 잡고 리그를 강행할 이유도 없다. 기약 없이 시즌이 중단된 유럽리그보다 아예 시작하지 않은 우리 사정이 더 낫다는 시선도 있다.

또 다른 방식으로 언급된 무관중 개막은 노출이 필수인 스폰서와 중계권 등의 복잡한 문제가 있어 섣부른 결정이 어렵다는 의견이다. 연맹 관계자는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나 따로 (무관중 개막을) 논의한 바 없다. 프로 스포츠는 팬들과 함께 해야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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