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이동국은 최근 10년 이상 지금의 유니폼을 입고, 승강제 이후에도 꾸준히 K리그1에서 뛰었다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현역선수 중 한 명이다. 전북에서만 160골·48도움을 기록한 업적 자체만으로도 스스로를 4-1-4-1 포메이션의 꼭지에 세우기에 어색함이 없다. 동아일보DB
‘라이언 킹’ 이동국은 2009년부터 전주성을 누볐다. 그리고 수많은 역사를 이뤘다. K리그 7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회 정상을 밟았다. 지방의 ‘그저 그랬던’ 중소클럽이 성적, 인프라 등 여러 부분에서 확고한 명문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160골·48도움을 올린 베테랑 골잡이의 지분은 상당했다.
그 자신도 스스로를 4-1-4-1 포메이션을 토대로 한 ‘올 더 베스트’ 꼭지에 세웠다. 근거가 충분한 자신감이다. 스트라이커의 뒤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루이스, 오른쪽 윙어로 에닝요(이상 브라질)를 배치했다. “볼 간수 능력과 돌파를 겸비한 루이스, 팀 분위기를 바꿔주는 강력한 프리킥을 장착한 에닝요가 있을 때 우린 최고였다.”
이동국은 이재성과 최태욱을 각각 중앙과 오른쪽 측면에 세웠다. 남다른 축구지능과 센스로 무장한 이재성은 홀슈타인 킬(독일)에서 활약 중이지만 전북에서의 족적도 강렬했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에 앞서 ‘녹색군단’의 전성기를 지휘한 최강희 감독(상하이 선화)은 “이재성의 출전에 따라 모든 틀을 바꿔야 했다”고 떠올린 바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 체제의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동하는 최태욱은 전북의 우승신화가 시작된 2009년의 주역 중 한 명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김상식 전북 코치를 뽑았다. 전북 입단을 함께 고민했을 만큼 두터운 친분의 이동국은 “이 자리 최고의 전북 맨”이라는 짧고 굵은 촌평을 남겼다. 최강 수문장에 권순태를 선정한 그는 포백수비에 확실한 특징을 지닌 멤버들을 꼽았다.
센터백 김형일과 조성환은 파이터 유형이다. 팀을 향한 헌신, 승부에 대한 집념으로 무장했다. 좌우 풀백 박원재-최철순은 성실함의 대명사다. 이동국은 “(박)원재는 항상 애절하게 뛰었고, 투지의 (최)철순이는 부여된 임무를 100% 완수했다”며 엄지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