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구속 151㎞’ 이상규, 행복한 고민에 빠진 LG

입력 2020-04-21 17: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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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상규. 스포츠동아DB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LG 트윈스가 강속구 투수 이상규(24)의 알맞은 활용법을 찾고 있다.

자체 청백전을 통해 발굴한 원석이다. 과정과 결과 모두 좋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꾸준히 140㎞대 후반에서 형성됐고, 7경기(13.1이닝)서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하며 류중일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특히 마무리투수 고우석을 제외하면 마운드 전력에 파이어볼러가 드문 터라 유독 반가운 새 얼굴이다. 이 때문에 청백전에선 선발(2회)과 구원(5회)을 오가며 다각도로 테스트를 받았다.

21일 두산 베어스와 치른 첫 팀간 연습경기에서 다시금 존재감을 밝혔다. 1-0으로 앞선 3회 선발투수 차우찬에게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이상규는 2이닝 1안타 1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직구 최고 구속은 151㎞을 찍었다. 빠른 구속을 앞세워 공격적 피칭이 이뤄졌다. 3회 첫 타자인 허경민에게 147㎞ 직구를 결정구로 던져 헛스윙 삼진을 솎아낸 뒤 김인태, 박건우와도 3구 이내에 승부를 봤다. 4회에도 커브, 슬라이더를 섞어 범타를 유도해 투구수는 24개에 그쳤다.

간절함이 무기다. 입단 1년 후인 2016년 의무경찰로 군 복무를 시작한 때가 변화의 기점이었다. 야구에 대한 갈증으로 미국, 일본의 영상들을 찾아보며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찾았고, LG에 복귀한 뒤에는 구속이 급상승했다. “군대에 가기 전에는 이도저도 아닌 선수였다. ‘어깨가 좋다, 힘이 좋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130㎞대 후반의 공을 던졌다”고 돌아본 그는 여전히 “최고 구속보다는 평균 구속에 더 신경을 많이 쓴다. 긴 이닝 동안 꾸준한 구속으로 공을 던져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친다.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류 감독은 선발과 롱릴리프 중 이상규의 보직을 고민하고 있다. 베테랑 송은범이 선발진에 합류하면서 불펜에 공백이 생겼고, 팀 내 선발 자원도 풍족하지 않아서다. 이날 경기 전 류 감독은 “상태를 잘 지켜봐야겠지만 청백전에서 워낙 컨디션이 좋았다. 특히 팀 내 투수들 중 공이 가장 빠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불펜에서 긴 이닝을 맡길지 선발로 갈지 고민이다. 4~5이닝은 거뜬히 던지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눈앞에 찾아온 기회를 꽉 붙잡을 생각이다. “선발과 불펜 모두 놓치고 싶지 않다”는 이상규는 “아무래도 추격조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데 무게가 쏠리고 있다. 아직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강약조절에 대한 연구를 더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막전 엔트리 합류도 유력하다. 이에 그는 “꿈이 이뤄졌다. 어서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많다”며 웃었다.

잠실|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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