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간 연습경기 시행’ K리그, 의미 있는 진전…리그 개막 가속화

입력 2020-04-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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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웅크렸던 K리그가 기지개를 켠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5월 9일을 2020시즌 개막일로 잡고 있다. 이르면 24일 이사회를 열어 K리그1·2 공식 개막을 의결하는 절차를 밟는다.

큰 틀의 방향도 정했다. K리그1은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 FA컵 우승팀 수원 삼성의 대결이 공식 개막전으로 유지되고, K리그1과 K리그2 모두 27라운드로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무관중’으로 시작하느냐, 팬 입장을 허용하느냐 등의 문제가 남았을 뿐이다.

동시에 K리그는 의미 있는 걸음을 뗐다. 연맹은 “21일부터 각 구단은 외부팀과 연습경기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20일 전달했다. 그동안 K리그는 선수단의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외부접촉을 허용하지 않았다.

구단 직원들도 클럽하우스나 훈련장에 출입하려면 체온을 측정하고 방명록을 작성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했다. 외부팀을 안방으로 불러들이거나 타 지역에서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

K리그 팀들의 교류도 최소화했고, K3·4리그 클럽이나 대학팀을 초청하는 것 역시 불가능했다. 기존에 잡았던 스케줄도 전부 취소됐다. 전북과 K리그2 대전 하나시티즌이 홈&어웨이로 추진한 친선경기를 포기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후 구단들은 자체 청백전이나 미니게임으로 실전을 대체했지만 정확한 상태를 가늠할 수 없어 답답했다.

긍정적 기류가 조성된 것은 지난 주말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0명 안팎으로까지 줄자 정부는 ‘무관중’ 등으로 위험요소를 줄이면 야외스포츠의 진행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5월 5일까지 이어지고, 생활방역 체제로의 전환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결국 연맹의 팀간 연습경기 허용 지침은 외부접촉을 조금씩 늘려가며 상황을 지켜보자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조건은 까다롭다. 연습경기가 진행될 경기장이나 훈련장은 완벽한 방역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소독제와 체온계 비치는 물론 감염자 격리공간과 의료진 배치도 필수다. 또 출입에 앞서 무조건 발열검사에 응해야 한다.

경기 중에도 침을 뱉거나 서로 말을 섞는 등의 행위는 금지되며 선수들과 심판은 악수를 피해야 한다. 터치라인과 골대 주변에 비치되던 물병과 수건도 사라지고, 오직 개인 물품만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규칙은 5월 9일 개막 이후에도 한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K리그 구성원들은 지금의 상황도 감사할 따름이다. 모든 구단이 긴밀히 연락하며 연습경기 일정을 조율 중이다. K리그 관계자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지만 기다림의 끝도 보이고 있다. 이제야 ‘축구의 봄’이 찾아온 느낌”이라며 활짝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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