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김문환, 김진야 공통점은? 측면 공격수→측면 수비수 변신에 성공

입력 2020-04-22 1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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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왼쪽), 김진야. 스포츠동아DB

죽어라고 한 포지션만 파고들어도 쉽지 않은 게 축구다. 하물며 포지션 변경으로 성공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하지만 어딘들 불가능이란 없다. K리거 중엔 그 별을 딴 케이스가 제법 된다.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변신해 성공한 케이스를 알아본다.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전향한 수원 삼성 레전드 박건하

1996시즌 공격수로 수원에 입단한 박건하는 그해 34경기에서 14골 6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상 수상은 물론 팀을 챔피언결정전까지 이끌었다. 이후 2001시즌까지 줄곧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2002년 센터백이 부족했던 수원은 박건하에게 포지션 변경을 권유했다. 그해 9월 4일 전북전을 시작으로 수비수로 출장했다. 공격수 출신으로 공격수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던 그는 이를 활용해 안정된 수비를 선보이며 은퇴한 2006년까지 수비수로 활약했다.

현역 중엔 김태환(울산), 김문환(부산), 김진야(서울) 등이 측면 공격수에서 측면 수비수로 전향에 성공한 선수들이다. 데뷔 초 윙어로 활약한 김태환은 상주에서 사이드백을 처음 경험했고, 현재는 울산의 윙 백을 맡고 있다. 김태환은 지난 시즌 K리그1 베스트11 측면 수비수 부문에 선정됐다. 김진야 역시 데뷔 초 줄곧 윙어로 뛰었지만 2018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측면 수비수로 변신했다.

●센터백에서 스트라이커로 바꾼 김신욱

현재 K리그 통산 득점 3위인 김신욱의 원래 포지션은 중앙수비수였다. 2009년 드래프트를 통해 센터백으로 울산에 입단한 그는 당시 동료 공격수의 줄부상과 김호곤 감독의 지도로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데뷔 첫해 27경기에 나와 7골 1도움을 올리며 공격수로서 자질을 입증했고, 작년 상하이로 이적하기 전까지 350경기에 출장해 132골 31도움을 기록했다.

현역 중엔 서울의 박동진이 있다. 2016시즌 광주에서 수비수로 데뷔한 박동진(서울)은 2시즌 동안 57경기에 나와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하지만 2018년 서울 이적 후 2019시즌 전지훈련을 계기로 공격수로 변신했다. 박동진은 포지션 전환 후 첫 시즌이었던 작년 32경기 6골 3도움으로 공격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K리그 원조 멀티 플레이어 조영증

A매치 109경기 출장한 조영증은 70, 8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수비수였다. K리그 출범 전 실업팀인 제일은행에서 뛰었던 조영증은 1981년 미국에 진출했다. K리그 출범 2년째인 1984년 럭키금성(현 서울)에 입단했는데, 선수층이 얇았던 구단 사정으로 공격수로 뛰게 됐다. 조영증은 그 해 6경기 연속 득점을 터뜨리는 등 28경기에 출장해 9골 4도움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듬해 원래 포지션으로 복귀했고 은퇴를 한 1987년까지 수비수로 뛰었다.

●공격, 미드필더, 수비에서 전부 시즌 베스트11 수상한 유상철, 김주성

김주성과 유상철은 자신의 K리그 커리어 동안 골키퍼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시즌 베스트11을 수상했다. 단순한 포지션 변경을 넘어 해당 위치에서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는 증거다.

1987시즌 공격수로 대우(현 부산)에 입단한 김주성은 데뷔 시즌 28경기에 나와 10골 4도움을 기록했다. 1992년 독일 진출 전까지 포워드와 미드필더로 뛰었고, 1994년 한국 복귀 후 수비수로 포지션을 전환해 커리어를 마감했다. 김주성은 공격수와 미드필더로 각각 한 번(87, 91시즌), 수비수로는 3번(96, 97, 99시즌)이나 시즌 베스트11에 선정됐다. 1997년에는 수비수로 MVP까지 수상하는 등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겼다.

1994년 울산에 입단한 유상철 역시 은퇴 전까지 모든 필드 포지션을 소화해냈다. 특히, 데뷔와 동시에 그해 수비수로 시즌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고, 4년 뒤에는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멀티플레이어의 모습을 보였다. 유상철은 득점왕을 차지한 1998시즌에는 미드필더로, 2002년에는 공격수로 베스트11에 뽑혔다. K리그에서 9시즌을 보낸 유상철의 통산 기록은 142경기 37득점 9도움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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