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개막 경기가 열렸다. 8회말 1사 3루 LG 3번타자 김현수가 2루타 1타점을 올린 뒤 손짓하고 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LG 트윈스 김현수(32)가 개막전부터 고감도 타격을 선보이며 올 시즌 전망을 밝혔다. 팀간 연습경기의 부진한 타율(0.222·18타수 4안타)은 정규시즌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 클래스가 있는 김현수이기에,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김현수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0시즌 KBO리그 개막전에 3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해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8-2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 덕에 지난 2년간(2018~2019시즌) 두산을 상대로 7승25패의 절대열세를 보였던 LG도 올 시즌 첫 단추를 잘 끼우며 반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경기를 치르는 환경이 과거와는 분명 달랐다. 그러나 김현수의 타구음은 그때와 똑같이 쩌렁쩌렁했다. 팀이 1-0으로 앞선 3회말 두 번째 타석. 2사 2루서 두산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의 3구째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홈런으로 연결했다. 볼카운트 0B-2S의 불리한 상황에서 바깥쪽 높은 코스로 들어온 시속 153㎞의 포심패스트볼(포심)을 결대로 밀어 친, 기술의 승리였다. 두산 시절인 2011년 4월 2일(잠실 LG전), 2013년 3월 30일(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2015년 3월 28일(잠실 LG전)에 이은 자신의 4번째 개막전 홈런이자 2020시즌 KBO리그 첫 홈런으로 의미를 더했다.
마지막까지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3-1로 불안한 리드를 유지하던 8회말 1사 3루선 두산 이현승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터트리며 타점을 추가했다. 사실상의 쐐기타점이었다. 이후 LG 타선은 4점을 추가하며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잠실구장을 찾은 해외 언론에 대한민국 대표 타자를 제대로 홍보한 셈이었다. 류중일 LG 감독은 “김현수가 고비마다 중요한 타점을 올려준 것이 승리 요인”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현수는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이 돼 기분이 좋다. (차)우찬이가 정말 잘 던져줘서(6이닝 1실점) 이길 수 있었다”고 동료에게 공을 돌리며 “홈런은 큰 의미가 없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코치님께서 ‘타이밍을 잘 맞추고 스윙하자’고 하셔서 그만큼 집중한 결과다. 이제 첫 경기를 마쳤을 뿐이니 앞으로도 준비 잘해서 좋은 시즌을 보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