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피치] 자금이 마르는 K리그, 무관중이 두렵다

입력 2020-05-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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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는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겨내고 희망의 씨앗을 뿌렸기 때문이다. 영국과 독일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K리그 경기를 다양한 채널로 생중계하며 관심을 쏟고 있다. 언제 이렇게 세계적 관심을 받았나 싶을 정도다.

분위기는 훈훈하지만 마음이 마냥 편한 것은 아니다. 자금줄이 마르고 있는 탓이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적자폭이 커지는 구조다. 요즘 K리그는 영업수익이 ‘제로(0)’다. 유럽처럼 막대한 액수의 중계권료를 나눠 갖는 것도, 입장수입의 비중이 큰 것도 아니지만 이마저도 뚝 끊겨 곳곳에서 울상이다.

관중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수입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1만 원짜리 티켓을 1만 명에게 팔았을 때 1억 원에 불과한 입장료는 차치하더라도 유니폼, 머플러 등 각종 머천다이징 상품 판매도 거의 실종됐다.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스포츠상품 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다.

여기에 K리그 구단은 홈경기 때면 경기장을 대관하고 경호와 안내 등을 위한 임시인력을 고용해야 한다. 비록 무관중이지만 최소한의 인원은 필요하다. 당연히 돈이 든다. 이렇듯 수입 없이 지출만 있으니 구단은 애가 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대매출도 줄었다. 당장 영업일수가 지난해 대비 6~7일까지 줄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K리그1(1부) 기준 정규리그가 38라운드에서 27라운드 체제로 바꾸면서다. 구단들은 “곧 팬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품었는데, 요즘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 최근 서울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렵기만 하다. 이대로라면 유관중 전환은커녕 갑작스러운 리그 중단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뾰족한 해결책은 없다. 너나할 것 없이 재정자립도가 낮은 데다 기업 구단들은 모기업, 도·시민구단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기대해야 하나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고려하면 불투명하기 그지없다.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맨 마당에 자체적으로 스폰서를 확보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지역 내 중소기업들의 후원이 큰 힘인 중소형 클럽들은 앞날이 더욱 막막할 수 있다.

축구계 일각에선 “올해보다 내년이 더 걱정”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비정상적 시즌에 들이는 돈은 이미 모기업과 지자체 입장에선 손실분이다. 다음 시즌 지원 예산을 조정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K리그는 초록 그라운드의 열전 뒤에서 생존이 걸린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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