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스타터’ 이미지 지운 두산 오재일, 영양가도 대박이다!

입력 2020-05-19 1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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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오재일.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오재일(34)은 KBO리그 정상급 타자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2019년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는 등 지난 4년 연속(2016~2019시즌) 20홈런, 80타점 이상을 기록하는 꾸준함을 자랑했다.

그런 오재일에게도 지우고 싶은 꼬리표가 있었다. 바로 슬로스타터라는 이미지다.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그의 평균 타율은 0.298이었나 월별 평균 타율을 살펴보면 3월 0.157, 4월 0.264, 5월 0.251로 이에 미치지 못했다. 중반 이후와 비교하면 초반 부진은 더 도드라졌다. 7월 0.342, 8월 0.330, 9월 0.334의 월간 평균 타율이 그 차이를 설명한다. 승부처에서 무서운 타격을 뽐내며 평균치에 수렴하는 성적을 올리지만, 초반 부진에 따른 비난에 마음고생도 심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획득을 앞두고 그야말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다소 늦은 개막(5월 5일) 덕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기존에도 5월 성적이 크게 부각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맹타는 분명 의미가 크다. 18일까지 11경기에서 타율 0.404, 3홈런, 13타점, 출루율 0.451, OPS(장타율+출루율) 1.174를 기록 중이다.

오재일이 지닌 또 하나의 가치는 생산성이다. 소위 말하는 영양가가 엄청나다. 3개의 홈런은 모두 7회 이후, 2점차 이내의 승부처에서 나왔다. 리드 상황이라면 쐐기점, 끌려가는 상황이라면 최소 1점차 승부를 만드는 가치 있는 한방이었다는 의미다. 3-2로 앞선 7회 2점홈런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은 14일 사직 롯데자이언츠전이 좋은 예다.

홈런뿐만이 아니다. 득점권에서 타율 0.467(15타수7안타), 1홈런, 11타점의 해결사 본능을 뽐냈고, 7회 이후에만 3홈런 포함 올 시즌 안타(19개)의 절반에 가까운 9개를 뽑아냈다. 2루타 6개를 기록하며 안타 수 대비 장타(총 9개) 비율도 47.4%에 달한다. 인플레이 타구의 우측 쏠림 현상도 해소했다. 이제는 좌측(9개)과 가운데(5개), 우측(19개)으로 골고루 타구를 보낸다. 상대 시프트를 무력화하며 장타를 생산하는 비결이다.

그는 팀이 마운드에 불안요소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고 있는 데다 리그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는 1루 수비도 실책 없이 해내고 있다. 지난 2월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당시 “선수들이 부상 없이 체력 관리만 잘한다면 지난해보다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던 오재일이 직접 타선을 주도하고 있다. 그 덕에 팀의 초반 페이스도 나쁘지 않다. 지금의 리듬만 유지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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