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승부처 타격 ‘최강’ LG와 ‘최악’ SK의 희비쌍곡선

입력 2020-05-2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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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7회 이후, 그리고 2점차 이내.

단숨에 승부가 뒤바뀔 수 있는 시간이다. 선수들이 느끼는 긴장감도 평소의 두 배다. 야구에서 ‘승부처’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상황이다.

타자 입장에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영웅은 승리했을 때 나타난다. 결정적인 일타로 승부를 뒤집거나 쐐기를 박는다면 영웅으로 등장할 수 있다. 이 때의 짜릿함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팀 입장에서도 승부처에 타선이 폭발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이렇게 이긴 경기는 짜릿함도 두 배다.

● LG, 왜 이렇게 잘하나?

승부처에 강한 팀은 그만큼 잘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 KBO리그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 시즌(24일 기준) 7회 이후, 2점차 이내일 때 타율이 가장 높은 팀은 LG 트윈스다. 단독 2위(11승6패)로 순항하는 비결도 여기에 있다.

7회 이후, 2점차 이내일 때 타격 기회 자체는 66타석으로 10개 구단 중 삼성 라이온즈(60타석)에 이어 2번째로 적었다. 그러나 4홈런을 포함해 21안타(55타수)를 터트리며(타율 0.382) 높은 집중력을 과시했다. 팀 타율(0.275)과 견줘 승부처 타율이 1할 이상 높다. 24일 잠실 KT 위즈전 9회말 터진 로베르토 라모스의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도 2점차(5-7)로 뒤진 상황에서 나왔다. 역전승 2위(6승)의 기록과 7회까지 끌려가던 경기에서 리그 최다 4승을 챙긴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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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왜 이렇게 못하나?

3승14패로 최하위(10위)에 처져있는 SK 와이번스는 승부처에서 침묵한 것이 독이 됐다. 7회 이후, 2점차 이내일 때 총 112타석이 주어졌다. 그러나 안타가 15개(97타수)에 불과해 타율은 0.155로 처참한 수준이다. 홈런은 단 한 개도 없다. 10개 구단 중 이 상황에서 단 하나의 홈런도 뽑아내지 못한 팀은 SK가 유일하다.

이는 팀 성적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올 시즌 14패 중 8패가 역전패다. 7회까지 리드를 지켰던 경기에서도 2차례나 패하며 후유증을 남겼다. 1점차 패배 5차례의 성적은 승부처 부진과 직결된다. 최하위인 팀 타율(0.234)보다 8푼 가까이 낮은 승부처 타율로는 반등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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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그 선두 NC는 어떨까?

자연스럽게 14승3패로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NC 다이노스의 승부처 타격 성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7회 이후, 2점차 이내에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43타석이 주어졌고 4홈런을 포함해 38안타(124타수)를 만들어냈다. 타율은 0.306으로 4위다. 팀 평균자책점 1위(3.26)의 탄탄한 마운드를 보유한 덕분에 타자들이 승부처에서 어느 정도만 제 역할을 해줘도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올 시즌 NC 타선의 활력소로 떠오른 강진성은 7회 이후, 2점차 이내일 때 무려 8타수 7안타(타율 0.875)의 엄청난 집중력을 뽐냈다. NC는 또 7회까지 끌려가던 경기에서 승률(0.750·3승1패) 1위를 기록 중이고, 역전승도 7승으로 가장 많다. NC를 상대하는 팀들은 그만큼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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