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후계자’ 조규성의 험난한 K리그1 적응기

입력 2020-05-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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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조규성이 24일 대구와 홈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전북은 조규성이 이동국의 뒤를 이을 차세대 공격수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전주|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K리그2 FC안양에서 성공적인 프로 첫 시즌(33경기·14골·4도움)을 보낸 ‘차세대 골잡이’ 조규성(22·전북 현대)을 향한 시선은 뜨거웠다. 2019시즌이 끝나자 많은 팀들의 관심이 쇄도했고, 최종 선택은 K리그1 챔피언 전북이었다.

먼 내일을 바라보며 공들여 영입한 새내기 스트라이커에 대한 전북의 기대는 높다. 수려한 외모와 출중한 실력을 겸비한 조규성이 2009년부터 ‘녹색군단’의 비상을 이끈 이동국(41)의 뒤를 이을 것이라고 믿는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과 김상식 코치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이동국의 후계자로 손색이 없다”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사실 조규성의 마음이 전북으로 쏠린 데도 이동국의 존재가 컸다. 우리나이 마흔 둘, 운동선수로는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임에도 기량을 유지하는 최고 베테랑의 일거수일투족을 흡수하고 싶었다. 멀리서 지켜본 이동국의 박스 안 움직임, 볼에 대한 집중력과 집념은 후배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물론 생각처럼 쉽진 않았다. ‘신인들의 무덤’ 전북은 내부경쟁이 몹시 치열하다. “형님들의 훈련을 따라가기도 벅찼다”는 게 조규성의 솔직한 이야기. 22세 이하(U-22) 선수의 선발출전을 의무화한 K리그 규정이 프리미엄일 수 있으나, 전북은 교체카드를 줄여서라도 실력 없는 선수를 출전시키진 않는다.

출발은 좋았다. 2월 12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홈 1차전(1-2 패)에서 이적 후 처음 골 맛을 보며 기세를 올렸다. 쓰라린 패배 속에서도 전북이 얻은 유일한 소득이었다.

하지만 K리그1은 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뒤늦게 개막한 ‘하나원큐 K리그1 2020’에서 2경기 동안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수원 삼성(홈·1-0 승)~부산 아이파크(원정·2-1 승)와 대결 모두 침묵했다. 슛 4회(유효 슛 1회)에 그쳤다. 특히 상대의 거친 수비와 압박에 쉽게 쓰러지는 모습은 아쉬웠다.

그토록 기다린 K리그1 데뷔골을 성공시킨 대구FC와 홈 3라운드(2-0 승)에서도 환하게 웃지 못했다. 이날 조규성은 1-0 앞선 후반 24분 쐐기포를 가동했다. 그러나 후반 45분과 46분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경고누적)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과한 의욕으로 인한 거친 파울이 화근이었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안양에서도 종료 직전 무리한 동작으로 퇴장당한 적이 있다. 습관적으로 그런 행동을 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전북은 ‘공공의 적’으로 통한다. 전력이 떨어지는 상대팀은 역습 한 방을 노리며 극단적 수비를 펼친다. 당연히 전북의 최전선은 집중견제의 대상이다. 이동국과 벨트비크, 조규성도 다르지 않다. 험난한 K리그1 무대를 새삼 실감하고 있는 새내기의 혹독한 성장통이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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