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돌’ 후유증 딛고…FC서울, 다시 마케팅 선두주자 향한다

입력 2020-06-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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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잘하고자 시도한 일이 꼭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K리그1 FC서울이 이를 절감했다. 5월 17일 광주FC를 상대로 치른 2라운드 홈경기는 서울 구성원들에게 서글픈, 영원히 잊고 싶은 기억으로 남았다.

정규리그 첫 승(1-0)을 신고했음에도 서울은 웃지 못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등장한 ‘리얼 돌(성인용품으로 사용되는 인형)’ 때문이었다. 담당자들은 내부징계 절차를 밟고 있고, 구단 역시 회초리를 피하지 못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리그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제재금 1억 원을 부과했다.

폭풍처럼 흘러간 2주. 31일 다시 안방에서 성남FC와 맞붙은 서울은 여전히 뒤숭숭했다. 많은 관계자들은 두문불출했고, 간혹 마주친 이들의 표정도 밝지 않았다.

요즘 축구계가 가장 걱정하는 대목은 서울 구단의 마케팅 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번의 실책으로 그간 쏟은 노력까지 폄훼할 수는 없다는 반응도 많다. 한 축구인은 “뒤늦은 홈 개막전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려고 한 것이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리얼 돌’은 무지에서 비롯된 사태다. 파장을 알고도 업무를 추진했을 리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사실 서울은 K리그는 물론 프로스포츠 전체로 봐도 가장 인상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구단으로 정평이 나있다. 관련 인원이 서너 명, 심지어 한 명에 불과한 타 구단들과 달리 서울은 10여 명에게 마케팅 업무를 맡겼다. 또 지역에 최대한 밀착한 활동을 진행하자는 취지로 ’홈타운 마케팅팀‘이란 명칭까지 붙였다.

다행히 서울 구단은 여전히 마케팅을 중시한다. 인력축소 등의 계획도 없다. 어려울수록, 위기일수록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A구단 단장은 “가장 무서운 건 미리 걱정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서울은 적어도 마케팅에서 독보적인, 라이벌에게도 귀감을 주는 팀이다. 잘못된 점은 고치되, 흔들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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