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김헌곤은 타구판단 능력 등의 수비력을 의미하는 필딩(Fielding)과 송구 능력을 뜻하는 스로잉(Throwing)이 모두 뛰어난 외야수다. 타자들이 바깥쪽 공을 밀어치는 기술이 향상하면서 코너 외야수들의 필딩 능력도 그만큼 중요해졌다.
김헌곤은 기존의 좌익수에서 우익수로 자리를 옮긴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안정감을 뽐내고 있다. 수비 시프트가 어긋나더라도 놀라운 타구판단 능력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홈에 가까운 3루로 향하는 주자를 막아내야 한다. 우익수의 3루 송구는 좌익수와 견줘 까다롭다. 뛰어난 송구 능력은 필수다.
김헌곤은 이 분야에서 전문가로 통한다. 별다른 실수가 없다면, 그 능력만으로도 상대 주자의 추가 진루를 막을 수 있어 의미가 작지 않다. 좌익수였던 2018시즌 14개의 보살(외야수 1위)을 기록하며 위력을 뽐냈고, 올 시즌에도 3일까지 10개 구단 주전 우익수 가운데 가장 낮은 29.6%(44시도 13진루)의 진루허용률을 자랑한다. 한 차례 보살을 기록했고, 실책은 단 하나도 없다.
기록에도 드러난다. 김헌곤이 뜬공을 처리했을 때 2루 주자가 3루 진루에 성공한 확률은 20%(5시도 1성공)에 불과하다. 3루에서 태그업해 득점한 상황도 단 한 번(3시도·33.3%)뿐이다. 무사, 또는 1사 주자 3루 상황에서 외야 뜬공 때 대부분의 주자들이 홈을 파고드는 것을 고려하면, 김헌곤의 강한 어깨가 홈 쇄도를 망설이게 한 요소로 분석된다.
우익수 방면 안타 때도 마찬가지다. 1루 주자가 3루에 안착한 사례는 총 13회 중 5번(38.5%)에 불과하고, 2루 주자의 득점도 총 6번 가운데 2회(33.3%)가 전부다. 10개 구단 우익수 가운데 김헌곤만큼 안타 시 2루 주자의 득점을 막아낸 선수는 없다. 이 상황에서 김헌곤 다음으로 진루허용률이 낮은 우익수는 두산 베어스 박건우와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KIA 타이거즈 프레스턴 터커(71.4%·7시도 5득점)다. 주루코치들이 추가 진루를 주문할 때 외야수들의 송구 능력까지 고려한다는 점에 미뤄보면, 김헌곤의 어깨가 그만큼 위력적이라는 의미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