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0년차’ 고무열, 강원에서 제대로 터진 포텐

입력 2020-06-07 17: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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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고무열.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고무열(30·강원FC)의 고공비행이 인상적인 요즘이다.

고무열은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끝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40분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강원의 2-1 짜릿한 역전승을 진두지휘했다. 자신이 얻어낸 ‘11m 룰렛’을 성공시킨 고무열의 한 방에 강원은 3승1무1패를 기록, 가장 먼저 승점 10점대 고지에 오르며 뜨거운 선두 다툼을 예고했다.

지난 달 23일 성남FC와의 강릉 홈경기(1-1 무)에서 김승대의 도움을 받아 골 맛을 봤고, 일주일 후 전북 현대와 안방 승부(1-0 승)에서도 결승골을 뽑은 고무열은 인천 원정에서도 파죽지세의 흐름을 이어갔다. 3경기 연속 골은 2011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후 처음이라 의미는 더욱 컸다.

“프로에서 많은 득점을 하지 못했는데 처음 3경기 연속 골을 올렸다”며 활짝 웃어 보인 그이지만 올 시즌은 정말 간절했다. 이대로 멈추느냐, 아니면 또 한 번의 도약을 일구느냐가 걸린 절박한 시기였다.

2016년 포항을 떠나 전북 유니폼을 입었을 때만 해도 세상은 장밋빛이었다. 항상 우승을 바라보는 팀의 부름은 곧 실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활약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베테랑들이 중용되는 전북에서의 주전은 쉽지 않았다.

전북 입단 첫 시즌, 22경기에서 1골·2도움을 올린 고무열은 이듬해 14경기로 줄어들었고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고민 끝에 입대를 결정했다. 다행히 선택이 옳았다. 한 시즌 반 동안 K리그2 아산 무궁화(경찰축구단)에서 18골·6도움(52경기)을 올려 부활을 예고했다.

그러나 지난해 후반기 다시 합류한 전북에는 여전히 자리가 없었다. 전북은 보상금만 받고 고무열을 풀어줬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은 그에게 러브 콜을 강원이 보냈다. 볼을 소유하고, 경기를 점유해 주도권을 잡는 ‘병수 볼’을 업그레이드하려는 김병수 감독에게 고무열은 꼭 필요한 자원이었다.

고무열은 강원에서 예상대로 많은 임무를 수행한다. 전북에서 주로 윙어로 뛴 그는 이제 최전선 스트라이커에 가까워졌다. 그런데 활동량이 많다. 특히 상대가 지친 후반 집중력이 높아진다. 고무열은 “포항 시절을 많이 떠올렸다. 개인이 아닌, 팀으로 뭉쳐 싸우는 컬러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축구 스타일도 유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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