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인터뷰] ‘이제는 두산맨’ 홍건희 “잠실 기록 믿고 강팀 이미지에 걸맞게 잘하겠다”

입력 2020-06-08 12: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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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건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은 누가 봐도 강팀이라고 할 만큼 짜임새 등이 좋은 팀이다. 강팀에서 잘 어우러지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10년간 뛰며 정들었던 연고지 팀을 떠나는 마음이 편치 않았을 터다. 그러나 홍건희(28·두산 베어스)의 목소리는 어둡지 않았다. 새 둥지에서 어떻게든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두산과 KIA 타이거즈는 7일 잠실구장에서 맞대결이 끝난 뒤 내야수 류지혁과 투수 홍건희의 맞트레이드 소식을 전했다. 마운드에 약점을 안고 있는 두산과 내야수가 필요했던 KIA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홍건희는 화순초~화순중~화순고를 졸업하고 2011시즌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9번)에서 연고지 팀 KIA의 지명을 받아 올해까지 한 번도 유니폼을 바꿔입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트레이드가 낯설 법도 했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했다. 8일 오전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트레이드 소식은 6일 밤에 전해 들었다”며 “(트레이드가 발표된) 어제(7일)까지도 실감이 안 났는데, 팀에 합류하니 실감이 난다. 두산 선수단에 바로 합류해 창원으로 내려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두산은 9일부터 11일까지 창원에서 NC 다이노스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홍건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오랫동안 몸담았던 팀을 떠나는 아쉬움이 없진 않다. 팬과 동료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조계현 KIA 단장도 “(홍건희는) 정말 성실한 선수다. 잠재력이 터지지 않았을 뿐이다. (두산으로 가서) 잘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스스로도 “아무래도 10년간 KIA에서 뛰었는데, 막상 떠나려니 아쉬운 마음도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두산에서 기회가 생겼으니 가서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홍건희는 외부자의 시선으로 두산을 바라봤다. 강팀이라는 이미지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KIA 시절 두산을 상대로는 3승3패1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5.01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그는 “두산은 누가 봐도 강팀이라고 할 만큼 짜임새 등이 좋은 팀”이라며 “선수라면 누구든 두산에 가서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말도 있다. 나도 강팀에 잘 어우러져서 잘한다면 좋은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두산의 홈구장은 10개구단의 홈구장 가운데 펜스거리가 가장 길어 투수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다. 홍건희도 잠실에서 통산 19경기에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ERA) 3.76의 성적을 남겼다. 6.30의 통산 ERA와 견줘 월등히 좋은 기록이다. 김태룡 두산 단장도 “잠실구장 데이터도 봤다. 전력분석팀도 올해 트랙맨 수치를 살펴본 뒤 다른 시즌보다 더 좋다고 판단했다”고 귀띔했다. 홍건희는 “그렇게까지 정확히는 알지 못했다”면서도 “잠실에서 좋은 기억은 있었기에 (트레이드 후) 잠실에서 던지는 것이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 기록을 믿고 잘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포심패스트볼 최고구속이 150㎞까지 나오는 등 강력한 구위를 언급하자 “그게 가장 큰 강점이니 잘 활용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성격이 낙천적인 데다 화순고 후배 이형범, 국군체육부대(상무) 시절 함께했던 투수 이현승, 포수 박세혁도 뛰고 있어 적응에 어려움은 없다. 그만큼 빠르게 팀에 녹아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홍건희는 “나를 필요로 했기에 트레이드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노력해서 기대에 부응하는 게 1차 목표다. 어떤 보직을 맡을지는 모르지만, 두산은 워낙 강팀이니 그에 걸맞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목소리에 자신감이 느껴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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