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없는 ‘결실’만…구단도 함께 움직여야 한다

입력 2020-06-08 17: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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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스포츠동아DB

과정 없이 결과를 쫓고 있고,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은 7일 구단의 단일시즌 최다 14연패, 최하위(7승23패) 추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8일 최원호 퓨처스(2군) 감독에게 1군 지휘봉을 맡긴 한화로선 불과 3시즌 만에 다시 감독대행 체제를 꾸리게 됐다.

최근 수년간 한화 구단의 운영 방침은 ‘리빌딩’이다. 2018시즌 한 전 감독과 손을 잡은 배경에도 새로운 얼굴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한화 출신으로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전 감독이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젊은 선수들을 찾아주길 기대했다. 실제로 한 전 감독은 취임 첫 해 고졸 신인이던 내야수 정은원을 발굴하는 성과도 냈다. 하지만 베테랑의 뒷받침이 없는 리빌딩은 금세 흔들렸고, 구단은 눈앞의 저조한 성적을 감내하지 못했다.

더욱이 선수층 강화를 외치면서도 한화 구단은 외부전력 수혈에 소극적이었다. 한 전 감독이 사령탑을 맡는 동안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영입은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마무리투수 정우람, 윤규진, 김태균, 이성열 등 내부 FA들을 모두 눌러 앉혔지만 이를 제외한 전력보강은 미미했다. 2차 드래프트 또는 트레이드로 변화를 꾀하긴 했지만, 하위권을 전전하는 팀 전력을 강화하는 결정적 동력으로는 한참 미흡했다. 결과를 바랐던 구단의 투자는 선행되지 않았다.

한 전 감독의 퇴진을 두고 정민철 단장은 “연패가 길어진다는 것은 꼭 감독님의 잘못이 아니라 팀 전체의 과오”라고 짚었지만, 자진사퇴로 포장한 결론이 나기까지 어수선한 분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6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분위기 쇄신을 위해 1군에서 제외됐던 정현석 타격코치와 박정진 불펜코치는 8일 최원호 감독대행과 함께 1군 코칭스태프로 복귀하기도 했다.

한화는 최 대행을 선임하면서 “팀 분위기 쇄신과 전력 재정비에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부터 2군을 지휘한 최 대행은 ‘리빌딩’의 과제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어서 팀을 추스르는 것이 상책이다. 빠른 시간 안에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정 단장의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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