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승환. 스포츠동아DB
‘끝판대장’ 오승환(38·삼성 라이온즈)의 귀환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이슈다. 지난해 KBO로부터 7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그의 복귀 가능일인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많은 취재진이 몰려든 이유다.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KBO리그와 미국 메이저리그(ML), 일본프로야구(NPB)를 거치는 동안 통산 399세이브를 따낸 최고 마무리투수의 귀환이라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지난해 8월 선수등록 후 2015년 해외불법도박과 관련해 KBO로부터 받은 오승환의 출장정지 징계는 7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으로 끝났다. 지난해 42경기가 남은 시점에 등록을 마친 터라 2020시즌 팀의 31번째 경기부터 등판이 가능한데, 그 경기가 바로 9일 키움전이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오승환의 기량에 대해선 누구도 걱정하지 않는다. 나는 물론이고 동료와 팬들 모두 믿음이 크다”며 “이번 3연전에서 최대 2차례 등판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편안하게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활용방안을 설명했다.
수많은 취재진 앞에 선 오승환은 먼저 90도로 인사한 뒤 “오랜만에 국내무대에 복귀하게 됐다”며 “시즌 중간에 돌아와 걱정이 앞서지만, 준비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오승환의 몸 상태와 최고구속은 모두의 관심사다. 트레이드마크인 시속 150㎞대의 강속구는 보는 이들에게 쾌감을 선사할 정도로 시원시원하다. 오승환은 “나도 궁금하다”며 “지난 4월(자체 청백전에서) 최고구속 147㎞가 나왔고, 그 뒤로는 실전에서 투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 없이 경기에 나갈 수 있다. 컨디션에도 전혀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당장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컨디션은 맞췄다. 그에 맞게 준비하고 감독님께선 퍼포먼스를 보고 판단하실 것이다. 언제든 나갈 준비는 돼있다”고 덧붙였다.
KBO리그 복귀는 2013시즌 이후 7년만이다. 2014시즌부터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가 기존의 2명에서 3명으로 늘었고, 팀당 외국인타자를 최소 한 명씩 보유하는 등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강백호(KT 위즈), 이정후(키움) 등 일찍부터 잠재력을 폭발한 젊은 타자들도 등장했다. 오승환은 “모르는 선수들이 많지만, 그게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며 “NPB와 ML에 도전할 때도 첫 시즌에는 모르는 선수들과 맞붙었다. 한국 타자들이 요즘 메이저리거 못지않게 힘이 정말 좋아졌고, 파워가 다소 떨어지는 선수들은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다. 쉽진 않을 것”이라고 냉정하게 바라봤다. 또 “강백호와 이정후 등 젊고 힘이 좋은 선수들과 힘으로도 붙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