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게로 이슈’ LG, 결국 키움이었던 게 문제?

입력 2020-06-16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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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게로. 스포츠동아DB

새 외국인타자를 찾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활약한 카를로스 페게로(33)와 접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KBO리그가 잠시나마 떠들썩해졌다. 페게로는 지난 시즌 52경기에서 타율 0.286, 9홈런, 44타점, 24득점을 기록한 거포다. 대체 외국인선수로 짧은 기간 LG에서 뛰었지만, 타구속도와 장타 비거리에서 놀랄 만한 파워를 과시해 국내 여러 구단으로부터 줄곧 관심을 사왔다. 그러나 페게로는 올 시즌 LG가 아닌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원 소속팀으로부터 재계약 의사를 전달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보류권도 풀리지 않아 타 구단과 계약은 성사될 수 없었다.

그런데 페게로의 에이전트가 새 외국인타자를 찾고 있는 키움에 “페게로의 보류권을 풀 수 있다”는 소식을 최근 전하면서 상황이 바쁘게 돌아갔다. 부진했던 테일러 모터를 일찌감치 퇴출한 키움은 페게로 영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페게로는 리그 적응도 필요 없는 자원이라 키움과 계약은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장벽으로 인해 페게로는 또다시 유니폼을 갈아입지 못했다. 올 시즌 새로 합류해 맹타를 휘두르던 외국인타자인 로베르토 라모스가 부상으로 잠시 이탈하자, LG는 페게로의 보류권을 풀지 않겠다는 의사를 페게로 측과 키움에 전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LG가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보험을 든’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페게로를 원한 팀이 키움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LG와 키움 모두 포스트시즌을 넘어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서로를 넘어야 할 강력한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자신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자원을 굳이 경쟁자에게 내줄 이유는 없다.

페게로는 1루 수비력이 신통치 않아 기본적으로 라모스의 대체자원이 되기도 어렵다. 해프닝으로 일단락됐지만, 페게로를 둘러싼 이번 사건은 팀간 전력경쟁이 물밑에서도 얼마나 치열하게 진행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임에 분명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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