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예측불허’ 오승환 전격 마무리 투입, 결과는 한미일 통산 400SV!

입력 2020-06-16 22:1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 오승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조만간 결정하겠다.”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끝판대장’ 오승환(38)의 마무리 기용 시기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국내무대 복귀전이었던 9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3경기에 등판해 2홀드, 평균자책점 6.00(3이닝 2자책점)을 기록한 오승환은 지난 2경기에서 모두 실점하며 다소 불안함을 노출했다. 허 감독이 “내가 아는 오승환의 강점이 나온다면 언제든 (마무리로) 기용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겨뒀지만, 마무리로 나서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했다. 게다가 최지광~우규민이 지키는 뒷문이 워낙 강했기에 급하게 변화를 줄 이유도 없었다.

그러나 허 감독은 과감했다. 곧바로 오승환을 마무리로 내보내는 강수를 뒀다. 기존 마무리였던 우규민이 이날 8회 마운드에 올랐고, 이때 삼성 불펜에서 몸을 푸는 투수는 오승환이 유일했다. 오승환의 9회 등판은 기정사실이었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KBO리그(277세이브)와 일본프로야구(NPB·80세이브), 메이저리그(ML·42세이브)를 거치며 개인통산 399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의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 달성 여부에 쏠렸다. 오승환은 이 기록에 대해 “지금은 팀이 치고 나가야 하는 시기”라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이와 동시에 KBO리그 복귀 첫 세이브까지 걸려있었다.

오승환은 1점차, 터프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했다. 동료들은 큰 박수로 힘을 실어줬다. 언제나 그랬듯 덤덤한 표정으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첫 타자 정수빈을 상대로 연거푸 시속 147㎞ 포심패스트볼(포심) 2개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뒤 138㎞ 투심패스트볼(투심)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후속타자 최주환도 시속 148㎞ 포심으로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해 공 4개 만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한창 좋았을 때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앞선 2경기에 프라이머리 셋업맨으로 나서 불안함을 노출했지만, ‘끝판대장’답게 마지막 이닝에선 거침없이 자기 공을 던졌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상대로는 이날 최고구속인 149㎞를 찍었다.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페르난데스와 김재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직면했지만, 더 이상의 흔들림은 없었다. 이유찬을 3루수 뜬공으로 잡고 경기를 끝냈다. 복귀 후 처음 마무리로 등판해 1이닝 2볼넷 1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4-3 승리를 지켜냈다. 최고구속 149㎞의 포심에 슬라이더, 투심,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도 적절히 섞어 관록미를 뽐냈다. 국내무대에선 2013년 9월 24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이후 2457일만의 세이브였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