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구창모, 그리고 NPB의 야마모토

입력 2020-06-22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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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구창모. 스포츠동아DB

KBO리그는 그동안 젊은 선발투수 자원 기근 현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국제대회에선 언제나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좌완 원투펀치에 의존했다. 기근에 시달렸던 우완 정통파 선발자원은 최원태(키움 히어로즈)와 이영하(두산 베어스), 배제성(KT 위즈),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이민호(LG 트윈스) 등의 활약으로 한결 고민을 덜었다. 그러나 양현종과 김광현의 후계자가 누구냐는 질문에선 늘 자유롭지 못했다.

이때 나타난 샛별이 바로 구창모(23·NC 다이노스)다. 1군 진입 첫해인 2016년부터 2018년까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경험을 쌓다가 지난해 10승을 거두며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케이스다. 올 시즌에는 8경기에 선발등판해 모두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작성하며 6승, 평균자책점(ERA) 0.82, 61삼진, 11볼넷의 성적을 거뒀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원조 괴물’ 이라면, 구창모는 야구공이라는 지휘봉을 잡은 마운드 위의 ‘마에스트로’다. 최고구속 150㎞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데, 좌완투수임에도 불구하고 포크볼 구사능력이 뛰어나 상대 타자와 수 싸움에서도 늘 우위를 점한다. 내년으로 연기된 2020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의 에이스로도 벌써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 등에서도 구창모의 투구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프로야구(NPB)에도 구창모처럼 주목 받는 젊은 에이스가 있다. 주인공은 우완 야마모토 요시노부(22·오릭스 버펄로스). 2017시즌을 앞두고 입단할 당시 4순위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입단하자마자 캠프에서 시속 152㎞의 빠른 공을 던져 주목 받았고, 이듬해(2018년)부터는 계투로 54경기에서 32홀드를 챙기며 1군 경험을 확실하게 쌓았다.

지난해부터 과정은 구창모와 비슷하다. 2019년 20경기에 모두 선발등판해 1완봉승 포함 8승6패, ERA 1.95(1위)의 성공체험을 했다. 올 시즌에는 첫 등판인 21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홈경기에서 8이닝 동안 3안타 무4사구 10삼진 무실점의 괴물투로 승리를 따냈다. 최고구속 157㎞(평균 151㎞)의 빠른 공과 컷패스트볼(커터), 포크볼, 커브, 투심패스트볼(투심),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완성도도 상당하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한국 타자들과 상대해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에이스로 도약하기 위해 확실한 과정을 거쳤다는 점이 꼭 닮아서 더 관심을 모은다. 둘의 향후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울 전망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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