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순재 법적대응→사과 “부인, 前매니저에 사과…심려 죄송”

입력 2020-06-30 18:3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이순재 법적대응→사과 “부인, 前매니저에 사과…심려 죄송”

전 매니저를 향한 ‘갑질’ 의혹이 불거진 유명 원로배우 A 씨가 이순재로 밝혀진 가운데 이순재가 처음 법적 대응을 시사했던 입장을 번복하고 전 매니저에게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29일 방송된 SBS ‘8시 뉴스’에서는 유명 원로배우 A 씨의 매니저로 일했던 김모 씨의 폭로를 다뤘다.

‘8시 뉴스’에 따르면 김 씨는 “(유명 원로배우) A 씨 부인이 쓰레기 분리수거는 기본이고 배달된 생수통 운반, 신발 수선 등 가족의 허드렛일을 시켰다. 문제 제기를 했지만,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녹취 파일도 공개했다. 음성 파일 속 A 씨 부인은 자신의 말이 곧 법이라는 식으로 김 씨가 따르길 바랐다.

2달간 근무하는 동안 김 씨가 쉰 날은 고작 5일이다. 평균 주 55시간 넘게 일했지만, 휴일·추가근무 수당은 없었다. 김 씨가 받은 것은 기본급 월 180만 원이 전부였다. 회사에 4대 보험이라도 들어달라고 요청했지만, 회사는 직접 고용하지 않은 A 씨 가족에게 같은 요구를 했다고 오히려 질책했다.

결국 김 씨는 일을 시작한 지 2달여 만에 해고됐다. 김 씨를 고용한 회사는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아 김 씨가 계약서를 근거로 회사에 따지기도 어려웠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원로배우 A 씨뿐이라고 생각한 김 씨는 평소 존경했던 분이기에 용기를 내 A 씨에게 직접 고충을 털어놨지만, 또 한 번 좌절했다. 집안일까지 하기에는 임금과 처우가 낮다고 말했지만, 결론은 계속 집안일을 도우라는 것이다.

또한, A 씨와 회사 측은 이전 매니저들은 가족 같았기 때문에 집안일을 문제 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연기자 지망생이던 A 씨의 전 매니저 중 한 명은 “허드렛일까지 시키는 데 너무 악에 받쳤다”며 “꿈을 이용당한 것”이라고 다른 말을 했다.

A 씨는 취재진과 만나 “매니저 채용과 해고는 자신과 아무런 법적 관련이 없고 다만 김 씨가 해고됐을 때 도의적으로 100만 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다른 부분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회사 대표는 “(4대 보험 안 들어준 건 매니저가) 고정으로 출퇴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거다. 쉬는 날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 거다. 1인 법인인데 저 혼자 하고 선생님을 (매니저가) 혼자 모시는데 (5인 미만 사업장이라 부당해고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전 매니저 김 씨의 폭로 유명 원로배우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유명 원로배우는 ‘국민 배우’ 이순재였다. 이순재는 해당 보도에 대해 악의적이라는 입장이다.

소속사 에스지웨이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29일 이순재와 관련한 SBS 보도 내용은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 편파 보도됐됐다. 관련해 입장문을 현재 준비 중”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입장문을 통해 밝히겠다. 이순재는 지난 60여 년간 배우로 활동하면서 누구보다 연예계 모범이 되고 배우로서도 훌륭한 길을 걸어왔다. 당사는 해당 보도가 그동안 쌓아올린 이순재 명예를 크게 손상시켰다고 보고 엄정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순재 측은 해당 건에 대한 추가 입장문과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SBS 측은 해당 보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BS 측은 해당 보도와 관련해 이순재 측으로부터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후속 보도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순재는 처음 분노의 입장을 철회하고 매니저에게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내놨다. 이순재는 엑스포츠뉴스에 “애초 7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런 일은 처음이다. 처음이라서 많이 놀랐다. 세상을 살면서 누구에게 폐를 끼치거나 불편하게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왔다. 살다보면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손해보고 사는 것이 오히려 낫지 않냐는 생각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져서,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끼친 것 같아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부인 논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했던 일이다. 가족 같은 개념에서 시작한 것이다. 부인이 손주, 아들 같은 생각에 말도 놓고 그랬는데, 그 친구는 나이가 40대였다보니 그런 정서가 좀 불편할 수 있었을 것이다. 노인들이 잔소리가 좀 많지 않나. 그런데서 언짢게 느껴지는 말이 있던 것 같고 그 부분을 지적하기에 잘못했다고, 미안하게 됐다고 부인이 그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안다. 나 역시 잘못했다고, 미안하게 됐다고 가볍게 사과했다”고 전했다.

해당 내용을 처음으로 보도했던 SBS 측과 연락을 나눠온 상황도 전했다. 이순재는 “이 내용을 보도한 기자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나로 인해서 일어난 일이지만, 소위 이 직종에 속해있는 사람들의 실태 조사를 해서, 바람직한 근무 조건과 처우 등을 판단해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주는 것이 언론인으로서, 기자로서 좋은 것 아니겠냐. 그것이 이 직종을 위한 보탬이 될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았다. SBS에서도 관련된 내용으로 보도가 또 있을 것으로 안다”고 이야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