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배우 출신 감독들의 연출력

입력 2020-07-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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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라진 시간’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한 배우 정진영.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정진영 ‘사라진 시간’ 18만 관객
현장경험 바탕 노련함 최대 장점

정진영의 감독 데뷔작인 영화 ‘사라진 시간’이 선전하면서 배우들의 연출현장 진출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아지고 있다. 2005 년 방은진의 ‘오로라공주’ 이후 박중훈, 하정우, 유지태, 김윤석, 문소리 등이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중적으로 크게 흥행한 작품을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지만, 이들은 배우 특유의 섬세한 감성으로 대체로 호평을 받으며 보폭을 넓혀왔다.

6월18일 개봉한 ‘사라진 시간’은 29일 현재까지 누적 18만2000여명(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제작비 15억원 규모로, 손익분기점인 27만 관객 돌파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영화계는 향후 IPTV 등 부가판권 및 해외 판권 판매 등을 포함하면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방은진 감독의 ‘오로라공주’와 하정우 감독의 2012년 다큐멘터리 ‘577프로젝트’ 등도 제작비 대비 성공작으로 꼽힌다.

김윤석 감독이 지난해 선보인 ‘미성년’과 문소리 감독의 2017년작 ‘여배우는 오늘도’ 등은 완성도면에서 크게 호평 받았다. ‘사라진 시간’과 ‘오로라공주’, 유지태 감독의 2013년 연출작 ‘마이 라띠마’도 마찬가지다.

다만 상업적 성공의 기준에서 대체로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영화계 안팎에서 배우들의 연출 데뷔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호의적이다. 하정우 감독의 ‘허삼관’과 ‘577프로젝트’ 제작에 참여한 장원석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배우 출신답게 연기력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가 넓고 깊다”면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련함도 갖췄다”며 이들을 바라본다. 상업적 아쉬움에 대해서는 “소재나 이야기의 상업성이 다소 낮을 수는 있겠지만 완성도와는 별개의 문제다”면서 “배우들의 연출 시도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향후 더욱 다양한 층위의 연출력을 보여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연출작 가운데 대규모 제작비 영화가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감독으로서는 신인이라는 점에서 연출력에 대한 검증과 관련해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배우로서 지닌 감성을 기반으로 스토리에 더 집중하려는 경향이 크다”고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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