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올 시즌 성적과 마케팅의 두 마리 토끼몰이에서 모두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KBO리그 최초로 해외 마케팅으로까지 영역을 넓혀 온라인 숍을 통해 5월 중 약 2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 번 해보지 뭐’라는 도전정신이 낳은 성과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인식의 전환 또한 돋보인다.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5-0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는 NC 선수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성적과 마케팅. 프로스포츠팀의 두 가지 축이다. 성적 없는 마케팅은 공허하고, 마케팅 없는 성적은 팬 앞에서 부끄럽다.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고 있다. 국내를 넘어 KBO리그 최초로 해외 마케팅까지 성공하며 판을 넓히는 중이다.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모범사례다.
NC는 5월 14일부터 오직 해외 팬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숍을 오픈했다. 철저히 한국시장만 겨냥해왔던 KBO리그의 첫 시도였다. 5월 31일까지 18일간 NC의 해외 매출은 약 2000만 원. 기대이상의 소득이었다. 유니폼, 모자, 티셔츠 등이 고루 팔렸다. 미국은 물론 독일 레버쿠젠, 호주 시드니 등에서도 NC의 상품을 구매했다. 구단 내부에서도 처음에는 독일, 호주의 교민이 구매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ESPN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가 ‘셧다운’되자 KBO리그를 중계하며 팬덤이 넓어졌다. 미국 야구팬들은 소셜미디어(SNS)에서 KBO리그를 두고 다양한 우스갯소리를 주고받았다. 기아자동차를 타기 때문에 KIA 타이거즈를 응원한다는 팬부터 미네소타 트윈스 팬이라 LG 트윈스를 응원한다는 팬도 있었다.
NC는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연고로 한 더럼 불스(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트리플A팀)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약자가 NC였기에 흥미를 끌었다. NC는 이런 관심을 잠깐의 흥밋거리로 치부하지 않았다. 마케팅팀 직원들이 이를 활용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냈다. NC의 마스코트 ‘단디’, ‘쎄리’와 더럼 불스의 마스코트 ‘Wool E’의 콜라보를 시작으로 소환 응원단 이벤트까지 진행했다. 더럼 불스를 비롯한 여러 구단의 마스코트 사진을 창원NC파크 관중석에 앉히는 형태였다.
해외 마케팅을 맡은 조대오 NC 마케팅팀 매니저는 30일 “코로나19로 팬과 구단 모두 잃은 게 많다. 팬들에게 재미를 채워줄 방법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내부적으로도 ‘한 번 해보지 뭐’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기존 국내 마케팅 활동에 해외 업무까지 추가되며 일거리는 늘었지만, NC 직원들의 표정에는 행복이 가득 묻어났다.
NC는 2013년 1군에 진입한 후발주자다. 팬덤을 형성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팬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야구장에서 텐트를 치고 1박을 하는 ‘한여름밤의 꿈’ 등 참신한 행사의 성공사례가 여럿 있다. 이 모든 아이디어의 시작은 ‘한 번 해보지 뭐’였다. 구단 전체적으로 열린 분위기가 형성돼있지 않다면 어려운 시도다.
ML은 7월말 개막할 예정이다. 자연히 KBO리그를 향한 현지의 관심은 지금보다 시들해질 터. 하지만 지금 NC가 다져놓은 첫 걸음이 향후 어떤 결과로 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의 시도가 의미를 갖는 이유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