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동준. 사진|부산 아이파크
‘드디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부산 아이파크 이동준(23)이 개막 10경기 만에 골 맛을 봤다.
이동준은 4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 2020시즌 K리그1(1부) 1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골·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공격 포인트는 시즌 마수걸이 골이자 도움이다. 이날 승리로 부산은 4경기 연속 무패(2승2무)로 상승세를 탔다.
사실 이동준은 승격팀 부산의 에이스다. 저돌적인 돌파를 자랑하는 그는 지난해 K리그2(2부)에서 13골·7도움을 기록하며 부산의 승격을 이끌었다. 또 2부 최우수선수(MVP)상의 영광도 안았다. 올해 초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참가해 한국의 우승에 힘을 보태는 인상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 칭찬 일색이었다.
하지만 1부와 2부의 실력 차는 컸다. 이동준은 물론이고 팀도 주눅이 들었다. 초반 7경기(4무3패)에서 승리가 없었다. 부산은 인천 유나이티드와 8라운드에서 비로소 첫 승에 성공했다. 힘을 보태야할 이동준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9라운드까지 모두 출전한 가운데 7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할 만큼 열심히 뛰었지만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도움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누구보다 강한 책임감을 느낀 이동준은 10라운드에서 온 힘을 다했다. 강한 집중력으로 상대 수비진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그 결과는 달콤했다. 이동준은 전반 9분 이정협의 선제골을 도운데 이어 1-1이던 후반 15분 김진규의 도움으로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슛으로 시즌 첫 득점에 성공했다. 상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든 움직임이 일품이었다. 3분 뒤 또다시 김진규의 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골 망을 갈랐다. 후반 38분엔 2대1 패스로 김진규의 쐐기 골을 도우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