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뜨겁게 싸운 수원과 서울, 경쟁의식은 계속됐지만…

입력 2020-07-05 16: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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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국제축구연맹(FIFA)까지 주목했던 K리그1(1부)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라이벌전은 K리그의 대표 히트상품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두 팀의 거듭된 추락과 전력 약화로 흥미가 많이 떨어졌다. 그래도 불변의 진리가 있다. 뜨거운 경쟁의식. “죽이든, 밥이든 슈퍼매치는 이기자”는 분위기가 두 팀 선수단을 지배한다.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통산 90번째 대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0라운드도 그랬다. ‘슈퍼매치’란 수식은 다소 어색했다. 9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잡고 5연패를 탈출한 서울은 3승6패(승점 9)로 9위, 최근 2연패로 2승2무5패(승점 8)에 머물던 수원은 10위였다. 김천으로 연고지를 옮길 상무의 K리그2(2부)행이 확정돼 강등 팀이 하나라는 데 감사할 처지다.

그래서 더 이겨야 했다. 자존심 회복, 반전을 위해 서로 만한 제물이 없었다. 90분 동안 제대로 싸웠다. 최종 스코어 3-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무관중이 아쉽고, 잊혀진 함성을 더 그립게 한 6골의 난타전은 서로의 사기와 전투력이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각자에게도 의미가 있었다. 수원은 이적 불발로 인한 심적 충격과 부족한 동계훈련 여파로 부진한 호주 골게터 타가트가 전반 11분과 41분 멀티 골을 터트렸다. 전반 추가시간 타가트의 투 톱 파트너 김건희의 골도 희망요소였다.

원정 팀도 놀라웠다. 전반 3골을 허용했지만 위축되지 않았다. 1-3으로 맞이한 후반 들어 스리 톱으로 전환해 맹추격했다. 전반전 골로 ‘슈퍼매치 최다 득점자(통산 9골)’에 이름을 올린 박주영의 패스를 잡은 조영욱이 후반 11분 추격 골로 연결했고, 4분 뒤 고광민이 균형을 맞췄다.

서울은 상대전적 우위(34승24무32패)를 지켰다. 최근 11차례 대결에서 서울은 6승5무로 수원을 압도했다. 리그에서 수원이 서울을 꺾은 건 2015년 4월(5-1)이 마지막이다.

화끈한 화력전에 젖어 긍정만 노래할 순 없다. 약점도 확인됐다. 수원은 아시아축구연맹(AFC) A급 지도자 교육에 나선 염기훈을 호출할 만큼 스쿼드가 얇다. 국가대표 풀백 홍철(울산 현대) 등 이탈은 계속되나 보강은 없다. 2골차 리드도 못 지키는 부족한 뒷심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수원 이임생 감독은 “후반마다 지치는 건 우리의 과제”라며 고개를 숙였다.

불안한 뒷문에 늘 애를 먹던 서울은 또 수비가 흔들렸다. 울산에서 임대한 윤영선은 인천전에 이어 2경기 연속 PK로 이어진 치명적 파울을 범했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수비가 계속 PK를 내주는 건 잘못이다. 호흡을 맞추면 나아질 것”이라고 했으나 정비가 꼭 필요하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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