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니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올 시즌 월별 득점을 살펴보면 가파른 증가세다. 5월 24경기 48골(경기당 2골), 6월 30경기 78골(경기당 2.6골)에 이어 7월 6경기 28골로 경기당 4.7골이다. 그야말로 ‘골 폭죽’이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해석이 다양하다.
우선 공격수들의 골 감각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개막 자체가 불투명해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힘들었다. 제대로 된 연습경기를 하지 못하고 개막한 팀도 있다. 시즌 초반 체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진 이유다. 이제 10경기 정도 치르면서 선수들의 경기감각이 완전히 살아났다.
몰아치기 득점도 두드러진다. 주니오(울산)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K리그 무대 첫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그는 현재 12골로 득점 선두다. 데얀(대구)을 비롯해 펠리페(광주), 타가트(수원), 이동준(부산), 송민규(포항) 등이 나란히 2골씩 터뜨리는 등 멀티골 선수들이 쏟아졌다. 이들 에이스들의 활약으로 골 레이스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단발성이 아니라 연속득점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세징야는 5경기 연속득점이고, 송민규와 팔라시오스(포항), 강상우(상주) 등은 9라운드에 이어 연속득점에 성공했다. 그만큼 골 감각이 살아있다는 방증이다.
인정사정 볼 것 없는 승부도 골 폭발에 한몫했다. 승리가 확정적이면 대충하던 예전 분위기는 완전히 사라졌다. 넣을 수 있을 때까지 넣는다는 게 모든 구단의 모토다. 이는 순위결정방식에 따른 변화다. K리그는 승점에 이어 다득점이 득실차보다 앞선다. 지난해 울산이 승점이 같은 전북에 밀려 준우승에 머문 것도 다득점에서 뒤졌기 때문이었다.
라운드 수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 지난 시즌 38라운드에서 이번 시즌은 27라운드다. 팀당 11경기나 줄었다. 한 경기의 승부가 강등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골이 많다는 것은 반대로 실점도 많다는 의미다. 요즘은 저녁 경기를 하더라도 무더위에 쉽게 지친다.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면 실점할 가능성이 높다. 수비진이 힘든 여름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