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언제든 최선” 체인지업 마스터 채지선, 두산 불펜에 나타난 한줄기 빛

입력 2020-07-07 1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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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채지선.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우완투수 채지선(25)은 2월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때부터 비밀병기로 손꼽혔다.

포심패스트볼(포심)에 힘이 있었고, 체인지업의 낙폭도 상당해 일본프로야구(NPB) 팀들과 연습경기에서도 매번 호투하며 관심을 샀다.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부터 코칭스태프가 유심히 지켜보는 가운데 기량을 가다듬은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2015년 입단했지만, 지난해까지 단 한 차례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던 투수의 반전을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그러나 1군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개막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5월 5일 잠실 LG 트윈스와 개막전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폭투 2개를 범하는 등 0.1이닝 1안타 1볼넷 1삼진 1실점으로 아쉬움만 남겼고, 이튿날 1군에서 말소돼 재정비에 들어갔다.

퓨처스(2군)리그에선 거침이 없었다. 9경기에 등판에 8게임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2승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ERA) 0.87(10.1이닝 1자책점)의 쾌투를 뽐냈다. 그 덕에 6월 5일 다시 1군에 등록됐고, 이후 꾸준한 활약으로 마운드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갈수록 안정감을 더하고 있어 이제는 승부처에서도 쓸 수 있는 카드로 변신했다. 5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선 1이닝 1안타 무4사구 2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1군 무대 첫 홀드까지 챙겼다.

구위도 살아났다. 종전 포심의 구속은 144~145㎞가 최고였지만, 올 시즌에는 평균 구속이 145.1㎞다. 최고 구속은 149㎞까지 찍혔다. 상황에 따라선 힘으로 타자를 압도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포심의 구속 상승은 체인지업이 주무기인 채지선에게 매우 긍정적 요소다. 과거에는 체인지업과 포심의 구속차가 10㎞ 미만이었다. 이를 엄청난 낙폭으로 상쇄했다. 이제는 김원형 두산 투수코치가 전한 포심과 체인지업의 이상적 구속 차이(10~15㎞)를 유지하며 낙폭까지 살릴 수 있게 돼 일석이조다. 일정한 투구폼을 유지하는 등의 메커니즘만 더 다듬으면 더 무서운 투수가 될 수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채)지선이가 중간에서 잘하고 있다”며 “구속이 올라왔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 있게 자기 공을 던진다는 얘기다. 최근에 보면 자신감이 있다”고 칭찬했다. 채지선은 “또 못 던지면 다시 1군에 못 온다는 생각에 더 간절해졌다”며 “날이 풀리면서 구속도 더 올라왔다. 원래 컨트롤이 좋은 투수는 아니었지만,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니 스트라이크가 들어간다. 어떤 상황이든 최선을 다해 승리를 지키고 싶다”고 외쳤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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