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정(왼쪽)-박현경. 사진제공|KLPGA
올해 새로 탄생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급 신설대회’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총상금 10억 원) 초대 챔피언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2000년 생 동갑내기이자 지난해 프로에 데뷔한 동기 임희정과 박현경의 자존심 싸움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임희정은 12일 부산시 기장군 스톤게이트CC(파72)에서 열린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1·2라운드 합계 13언더파 131타를 마크했다. 1라운드 8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올랐던 그는 2라운드에서도 노보기 플레이를 이어가며 버디 5개만 기록했다. 1라운드에서 7타를 줄였던 박현경은 2라운드에서 임희정보다 1타를 더 줄이며 13언더파 동률로 최종 3라운드를 맞게 됐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3승을 거두며 ‘2000년생 돌풍’을 이끌었던 임희정은 새 시즌 국내 개막전으로 열린 지난 5월 KLPGA 챔피언십(공동2위)과 E1 채리티오픈(3위)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최근 4개 대회에선 톱10에 들지 못했다. 임희정은 “경기 초반 비가 와서 날씨가 안 좋을까 걱정했는데 비가 많이 오기 전에 플레이를 끝내 다행이다”면서 “보기 없이 플레이해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우승 갈증이 남달랐던 그는 “(우승에 대한 압박감으로) 시즌 초반에 초조한 것이 있었는데, 요즘은 성적이 좋지 않아 오히려 더 마음이 편해졌다”며 “3라운드에서도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경은 신인왕을 차지했던 조아연(20·볼빅), 임희정과 함께 ‘2000년생 트리오’로 불리면서도 지난해 무관에 그쳤던 아쉬움을 KL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뒤늦게 풀어낸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한동안 ‘우승 후유증’에 시달리며 마음고생을 했고, 2라운드 4번 홀부터 6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등 한껏 달아오른 샷 감을 과시했다. 박현경은 “희정이와 함께 선두 경쟁을 하게 돼서 기대된다”는 말로 동기생과의 진검 승부를 다짐했다.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은 당초 10일 시작됐지만 우천으로 첫날 일정을 제대로 마치지 못해 취소됐고, 11일 새롭게 1라운드를 진행했다. 예비일인 13일까지 당초 예정됐던 3라운드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로 했다.
한편 이정은6(24·대방건설)은 1라운드 파5 5번 홀(418m)에서 190m를 남기고 친 세컨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가며 단숨에 3타를 줄이며 KLPGA 투어 역대 7번째 알바트로스를 기록했다. 김효주(25·롯데)는 1라운드 5번 홀(파5) 벙커샷 때 모래에 박힌 볼을 드롭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곳에 플레이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12일 2벌타를 받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정은은 2라운드까지 합계 1언더파로 컷 탈락했고, 김효주는 3언더파로 최종라운드에 진출했다.
기장|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