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형준-삼성 허윤동-LG 이민호-KIA 정해영. 스포츠동아DB
많은 후보가 등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올해 신인왕 경쟁이 단숨에 뜨거워졌다. 새로운 얼굴들의 등장에 볼거리도 풍성해졌다.
2020시즌 신인왕 구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KT 위즈 우완투수 소형준(19)의 독주로 마무리될 것 같던 시나리오가 새로운 후보들의 등장으로 수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도 가장 앞서있는 이는 소형준이다. 소형준은 12일까지 10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ERA) 6.23을 기록하며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기복 있는 투구로 간혹 온탕과 냉탕을 오가지만, 루키의 신분을 고려하면 충분히 제 몫은 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소형준의 독주에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민 이는 유신고 동창인 삼성 라이온즈 좌완 허윤동(19)이다. 대체선발로 천금같은 기회를 받더니 12일까지 6경기에서 2승1패, ERA 4.15를 찍었다. 10일 수원 KT전에선 1이닝 만에 강판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전까지는 꾸준히 5이닝을 소화하며 삼성 코치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LG 트윈스 우완 이민호(19)는 소속팀에 2년 연속 신인왕 타이틀을 안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최고 140㎞대 후반의 빠른 공과 평균 130㎞대 후반의 고속 슬라이더로 패기 있는 투구를 거듭하고 있다. 12일 현재 성적은 8경기에서 2승2패, ERA 1.80이다. 올해 7이닝 투구를 2경기나 소화해 이닝이터란 측면에선 현재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신인왕 정우영(21)에 이어 또 한번 LG 신인왕의 명맥을 이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 다른 새 얼굴은 KIA 타이거즈 우완 정해영(19)이다. 정회열 전 KIA 수석코치의 아들인 그는 당당히 자신의 실력으로 ‘야구인 2세’의 굴레를 벗고 있다. 최근 불펜 난조로 어려움에 처했던 KIA에 깜짝 활약으로 한줄기 빛을 드리우고 있다. 12일까지 4경기에서 2승무패, ERA 1.59다. 앞선 다른 3명의 투수들과 달리 계투 역할을 맡고 있는 게 변수지만, 매 경기 지금의 구위만 뽐낸다면 오히려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도 있다.
순수 고졸 신인왕 후보 4명의 경쟁은 팀 순위경쟁만큼이나 많은 볼거리를 야구팬들에게 선사할 전망이다. 후보들이 많은 만큼 섣불리 타이틀 수상자를 예측하기도 힘들다. 꾸준한 활약으로 생애 단 한 번뿐인 영예를 차지할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