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무사 SK 한동민이 외야 뜬공을 다이빙캐치로 잡아내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SK 와이번스 한동민(31)은 5월 24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서 정강이 부상을 당한 뒤 48일간 1군에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시즌 초반부터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던 터라 빈자리가 생각보다 더 컸다. 팀도 한동민이 이탈한 상황에서 15승26패로 고전했다. 그의 복귀는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는 SK의 마지막 희망이나 다름없었다.
다행히 과정이 나쁘지 않다. 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으로 복귀해 한 타석을 소화했고,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12-7 승) 5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해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당장의 타격 성적보다 한동민의 수비 움직임에 주목했다.
한동민은 14일 경기 2회말 두산 허경민의 밀어 친 타구를 멋진 슬라이딩 캐치로 걷어냈다. 낮고 빠른 데다 우측으로 드라이브가 걸려 판단하기 쉽지 않은 타구였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에 박 대행은 15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사실 한동민의 타격은 걱정하지 않았다. 수비가 걱정이었다”면서도 “다이빙을 하는 모습 등을 보며 좋아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플레이 하나로 팀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다”고 칭찬했다. 실전감각이 떨어진 탓에 다소 몸이 굳어있을 것이란 우려를 스스로 불식시킨 것이다. 이어 “나는 공격에서 못 친 것으로 선수들에게 얘기하고 싶지 않다. 타격도 중요하지만 수비가 안 되면 강팀으로 도약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동민이 복귀 후 처음 선발출장한 날 SK 타선도 덩달아 힘을 내 기쁨이 두 배가 됐다. 12점을 뽑으며 지난해 8월 1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10-1 승) 이후 102경기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박 대행은 “8점째 올리는 순간 덕아웃이 웅성웅성하더라. 본인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며 “100경기가 넘어간 것은 알았지만, 정확히 102경기만의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인 것은 오늘 알았다. 많이 늦었지만, 선수들이 빨리 기록을 깨줘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