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조빈 사과’ 아이즈원→블랙핑크도 움찔…해외發 리스크 (종합)

입력 2020-07-16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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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빈, ‘카레’ 인종차별 논란 사과
아이즈원, ‘환상동화’ 뮤비 일부 수정
블랙핑크, 종교 모독 사과→장면 삭제
노라조의 조빈이 2010년 발표곡 ‘카레’를 둘러싼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4월 'Inside Seventeen'과 지난 13일 '고잉 세븐틴'에선 세븐틴 원우와 버논, 도겸이 노라조의 '카레'를 부르는 장면이 방송됐다. 이에 한 팬이 '카레'를 인종차별적인 노래라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인도 팬들이 노라조와 세븐틴에게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고, 결국 조빈이 해명에 나섰다.

이에 대해 조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노라조는 인종차별이나 종교모독의 생각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라는 요지의 글을 작성했다.



그는 이 글에서 “예전에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곡 작업을 하게 된 이유는 한국에 살면서 커리의 역사에 대한 변형된 잘못된 정보를 듣고 살아오다보니 '카레는 원래 인도음식이구나'라고 교육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인도 본고장 느낌을 내기 위해 사용한 몇 가지의 단어가 그 말을 사용하시는 그 나라분들에게 어떤 의미로 쓰이고 또 얼마나 신성한 말인지 제대로된 뜻 파악이 되지 못했다. 분명한 저희의 실수”라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또한, 조빈은 “진정코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소중한 한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깎아내리려는 마음으로 만든 노래가 아님을 말씀 드린다”며 “후배 아이돌 가수도 이 노래가 많은 분들께 그런 의미로 인식되는지 모르고 있었다. 다른 나라전통에 대한 무지로 시작된 이 노래가 많은 분들과 월드투어 중인 멋진 후배가수에게 상처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세븐틴을 감쌌다.

이처럼 최근 몇 년 사이 K-POP과 K-POP 아티스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해외 팬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인종차별 혹은 종교 모독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리스크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최근 ‘환상동화’로 활동을 마친 아이즈원도 해외 팬으로부터 제기된 의견을 받아들여 뮤직 비디오 일부를 수정, 당초 예정된 날보다 늦게 공개한 바 있다. 앞서 공개된 ‘환상동화’ 티저에서 이마에 보석을 착용한 권은비의 모습이 힌두교의 빈디 보석을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제기됐기 때문.

당시 해외 팬들은 “빈디는 힌두교의 신성한 보석이다. 일반인이 착용하는 것은 무례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아이즈원 측은 이 의견을 받아들여 뮤직 비디오 내 권은비의 장면에서 빈디가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또한 최근 신곡 ‘How You Like That’을 발표한 블랙핑크도 힌두교의 신인 가네샤의 신상을 사용했다가 해외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가네샤는 코끼리의 머리를 가진 지혜와 행운의 신으로 블랙핑크 뮤직 비디오 내에 가네샤 신상이 바닥에 놓여져 있는 것을 본 팬들이 종교 모독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한 것. 결국 블랙핑크 소속사 측은 종교 모독의 의도가 없었다고 사과하고 해당 장면을 삭제 했다.

뿐만 아니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해 미국 내 흑인 인권 관련 시위가 이어지면서 K-POP 아티스트들에게도 시위지지 의사를 밝히거나 기부금을 내라는 강권이 계속됐다. 이에 몇몇 힙합 레이블 등은 공식 SNS를 통해 지지의사를 밝히고 관련 단체에 기부금을 내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이름을 알린 아이돌 그룹 멤버에게도 시위를 지지할 것과 더불어 기부금을 종용하면서 “K-POP은 흑인 음악에 기반을 두고 있다. 흑인 인권 시위를 지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는 한편 “K-POP 아티스트들은 흑인 음악을 차용하면서 겉모습은 백인처럼 꾸민다”고 무분별한 비판을 쏟아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앞서 언급된 모든 사례들은 결국 K-POP이라는 장르가 더 이상 국내에서만 소비되는 내수용 상품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충분히 뿌듯해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의 K-POP 인기는 이전 세대 가수들이 세계의 다양한 콘셉트 혹은 신화 속 이미지를 차용해 일구어진 것들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외 팬들의 의견을 수용하되 무조건적으로 그들의 입맛에 맞춰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빛이 밝아지면 그에 더해 그림자도 짙어지는 법인가. 국내외 팬들을 모두 만족시키면서 인종, 종교, 성 정체성 등 민감한 요소들과 관련된 논란에 휘말리지 않아야 하는 과제까지 수행해야 할 판이다. 나날이 커지는 K-POP에 대한 수요만큼 이 사안에 대한 K-POP 콘텐츠 제작자들의 고민을 깊어지고 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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