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봉 첫날 35만 관객…‘극장의 부활’ 신호탄 쏜 ‘반도’

입력 2020-07-1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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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가 덮친 폐허의 땅에서 탈출하려는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 ‘반도’에서 활약한 주인공 이정현(오른쪽)과 이레. 올해 극장 개봉영화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하면서 주말 박스오피스 성과에도 기대가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NEW

대만·싱가포르서도 한국영화 역대 최고 오프닝
4DX 특수관 관람 등 관객 입소문
주말까지 ‘손익분기점’ 도달 예상
‘부산행’ 후광…해외서도 인기폭발
‘강철비2’ 등 대기작 흥행 청신호
영화 ‘반도’가 극장가 부활의 신호탄을 힘차게 쏘아올리고 있다. 동시에 연중 최대 성수기인 여름 빅 시즌의 서막도 활짝 열고 있다. 기대를 웃도는 초반 성적에 힘입어 개봉을 앞둔 또 다른 영화들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강동원·이정현 주연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제작 영화사 레드피터)가 개봉일인 15일 35만2926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동원했다. 올해 개봉 첫날 최고 흥행 기록이다. 16일에도 하락세 없이 관객을 보탰다. 영화계에서는 첫 주말인 19일까지 손익분기점인 250만명 안팎의 관객 동원을 전망하고 있다.

4DX 등 빠른 입소문…대만·싱가포르도 오프닝 기록
좀비 신드롬을 일으킨 2016년 1000만 흥행작 ‘부산행’으로부터 4년 뒤 이야기인 ‘반도’는 대재앙이 닥친 땅 위 사람들이 좀비와 벌이는 사투를 그렸다. 개봉 전 185개국 판매, 진일보한 기술력의 좀비 시리즈로 기대를 모았지만, 작품 외적인 측면에서도 영화계 시선이 집중돼 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극심한 침체기를 겪은 극장가가 과연 기운을 회복할지 판가름하는 ‘분수령’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일단 출발은 고무적이다.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J CGV 황재현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16일 “‘반도’의 흥행 여부는 여름을 넘어 올해 하반기 영화시장까지 좌우하는 의미를 지닌다”며 “개봉 첫날부터 작품에 대한 반응은 물론 4DX 등 특수관 관람 입소문도 퍼지고 있어 주말동안 손익분기점 수준의 관객 수치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반도’의 한 장면. 사진제공|NEW


여름 개봉작에 ‘청신호’
투자배급사 NEW에 따르면 ‘반도’는 같은 날 개봉한 대만과 싱가포르에서도 기존 ‘기생충’, ‘신과함께:죄와 벌’을 뛰어넘어 역대 한국영화 최고 오프닝 기록을 수립했다. 아시아 관객까지 사로잡은 ‘부산행’의 후광효과, 고유한 장르물로 자리 잡은 ‘K좀비’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다.

NEW 양지혜 홍보부장은 16일 “싱가포르의 경우 코로나19로 운영을 중단했던 극장이 ‘반도’ 개봉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며 “국내 극장의 좌석 띄어 앉기 등 관객 동원의 한계 속에도 개봉 당일에만 세 번이나 영화를 본 관객부터 스크린X, 아이맥스 특수관을 순회하는 관객의 평가까지 SNS로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15일 서울 용산CGV 4DX 상영관은 1, 2회차 티켓이 매진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6개월 만이다. 20분간의 자동차 추격 장면을 실감나게 느끼려는 관객의 움직임으로 주말인 18일과 19일 특수관 주요 좌석도 대부분 팔렸다.

‘반도’가 관객을 다시 불러들이면서 개봉 예정작들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당장 29일 개봉하는 ‘강철비2:정상회담’은 물론 8월 줄줄이 대기 중인 한국영화, 심지어 9월 추석 연휴를 노리는 대작들의 시선이 집중돼왔던 만큼 ‘반도’의 쾌조로운 출발은 시장 회복의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예년 같으면 치열한 흥행 경쟁을 벌였을 영화들이 이번 여름에는 서로 응원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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