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맷 윌리엄스 감독(왼쪽)은 선수시절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였다. 역시 메이저리그 출신인 최희섭 코치(오른쪽)는 선수들과 소통하며 윌리엄스 감독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최 코치에 대해 “친구, 형제, 멘토와도 같은 존재”라며 신뢰를 드러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최희섭 KIA 타이거즈 타격코치(41)는 올해부터 지도자로 변신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애초 맷 윌리엄스 감독(55)과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궁금해 하는 시선이 많았는데, 메이저리그(ML) 생활을 통해 습득한 선진야구를 어떻게 KBO리그에 접목시킬지가 특히 관심을 모았다.
ML을 대표하는 강타자였던 윌리엄스 감독은 1987년부터 2003년까지 17시즌 동안 1866경기에서 타율 0.268(7000타수 1878안타), 378홈런, 1218타점을 뽑았다. 1994년 내셔널리그(NL) 홈런왕(43개)까지 차지하는 등 타격 전문가로 손꼽히기에 부족함이 없다. 2014~2015시즌에는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을 맡아 179승145패(승률 0.552)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KIA 지휘봉을 잡은 뒤에는 선수들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주는 지도방식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녔지만, 평소에는 선수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눈다.
최 코치도 ML 4시즌 통산 363경기에서 타율 0.240(915타수 220안타), 40홈런, 120타점의 성적으로 존재감을 알렸고, KBO리그로 복귀한 뒤에도 통산 100홈런을 터트리며 장타력을 뽐냈다. 지도자 경험은 올해가 처음이지만, 선수들과 적극 호흡하며 KIA가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의 전문 분야인 타격과 ML 스타일을 접목하기에 최 코치는 더할 나위 없는 조력자다.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소통을 즐기는 윌리엄스 감독의 성향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그는 “타격코치는 친구, 형제, 멘토, 심리학자와도 같은 존재”라며 “최 코치는 ML 경험이 있고, 그 스타일을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아메리칸 스타일로 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코치들 다수가 ML 경험이 있어 굉장히 편안하게 다가온다. 그 문화와 시스템을 이미 겪어봤으니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할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코치를 ‘심리학자’로 표현한 부분이 특히 눈에 띈다. 선수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정신적 회복까지 돕는 역할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지금 KIA는 최 코치와 송지만 코치가 타격 파트를 맡고 있는데, 윌리엄스 감독이 한국야구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송 코치의 풍부한 경험이다. 최 코치와 송 코치도 자주 소통하며 최적의 솔루션을 찾으려 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최 코치는 젊은 코치지만, 그동안 다양한 경험을 했다”며 “소통도 잘되는 것 같다. 우리는 4회에도 바로 대타를 활용할 수 있는데, 최 코치는 경기를 시작하면 2회부터 실내연습장에 가서 대타 자원들을 준비시킨다. 배팅케이지가 부족하면 그물을 준비해 훈련한다. 경기 내내 준비하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인데, 언제든 대타를 내보낼 수 있는 우리의 시스템을 굉장히 잘 이해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