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주는 ‘감정의 전이’→하나가 된 밤
JTBC ‘비긴어게인 코리아’가 전주 한옥마을에서 뮤지션과 관객이 하나가 된 아름다운 여름밤을 선사했다. 26일 방송된 ‘비긴어게인 코리아’에서는 전주 곳곳을 누비며 위로와 희망을 전한 멤버들의 음악 여정이 그려졌다.
전주 남부시장 한복판에 선 수현은 이나우의 피아노 선율 아래 ‘나가거든’을 불렀다. 어둠이 깔리고 사람들이 모두 집으로 간 텅 빈 시장에 울려 퍼진 그의 목소리가 시작부터 애처로움을 전했다.
이어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버스킹에는 수현과 헨리, 정승환, 하림이 함께했다. 이들은 코로나 19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일상의 사소한 행복을 전하는 의미로 제이레빗의 ‘Happy Things'를 불렀다. 하림의 피아노와 헨리의 바이올린 선율이 수현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멋진 하모니를 이뤘다.
저녁이 되고 메인 버스킹이 열릴 한옥마을 경기전(慶基殿)으로 모인 멤버들은 문화재 속에서 펼쳐질 이번 공연에 너도나도 설레어했다. ‘경사스러운 터에 지어진 보물’이란 뜻처럼 고풍스러운 궁 분위기와 운치 있는 풍경들이 달빛을 받아 더욱 눈부시게 빛났고 멤버들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국보 버스킹의 첫 시작은 수현과 소향, 정승환, 크러쉬가 부른 ‘Just A Feeling’이었다. 함께 즐겨 더 좋았던 첫 무대로 분위기를 흥겹게 만든 멤버들은 이어 정승환과 크러쉬의 ‘자니’로 관객들을 들썩이게 했다.
또 헨리의 재치 있는 센스가 돋보인 싸이의 ‘챔피언’으로 흥을 돋웠다면 사연자의 신청으로 즉석에서 노래한 하림의 ‘오르막길’은 가사 하나하나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소향의 ‘제발’은 노래가 끝난 후 박수를 치는 것도 잊을 만큼 강한 여운을 남겼다.
이날 마지막 곡은 헨리가 한국에 처음 와 힘들었던 연습생 시절을 위로해준 god의 ‘길’이었다. 무대 중간 노래를 부르지 않았던 크러쉬에게 멤버들이 이유를 묻자 그는 말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깊은 감상에 젖어든 그를 향해 멤버들과 관객들은 따스하게 위로했고, 잠시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멤버들은 크러쉬를 위해 ‘촛불하나’를 함께 부르며 모두가 잊지 못할 전주 버스킹을 마무리했다.
크러쉬는 쉽게 눈물이 그치지 않았던 순간에 대해 “가사처럼 내가 지금 걸어가고 있는 길이 맞는가 하는 질문을 처음 했다”라며 뮤지션으로서 느낀 성장통을 담담히 털어놨다. 하림은 “관객과 가까이 있을 때 감정이 전이된다. 그게 음악이 가진 신비로운 힘이다”라고 뭉클함을 드러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