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SK 감독. 스포츠동아DB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던 당시의 상황은 불충분한 식사와 수면, 과도한 스트레스에 따른 심신쇠약에서 비롯됐다. 퇴원 후에도 외부와 접촉을 철저히 차단한 채 치료와 회복에만 전념했다.
염 감독이 자리를 비우기 하루 전인 6월 24일까지 SK는 12승30패(승률 0.286)로 9위에 처져있었다. 패배에 익숙하지 않은 염 감독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성적표였다. 원투펀치였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앙헬 산체스(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떠나면서 어느 정도의 전력약화는 예상했지만, 지난해 구축한 강력한 불펜과 타선이 건재해 포스트시즌(PS) 진출까지는 문제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터라 더욱 그랬다.지금의 상황도 그리 녹록치는 않다. 순위는 그대로다. 5강권과는 차이가 크게 벌어진 탓에 PS 진출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최근 들어 공격력이 살아나긴 했지만, 투·타 모두 지난해의 위력은 사라졌다. 염 감독이 복귀하면서 드라마틱한 반전을 이뤄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냉정히 보자면 현시점에서도 변동 요소는 많지 않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며 시즌을 마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염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1시즌까지다. 2021시즌을 통해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를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경기를 통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초반부터 대량실점하며 무너지는 경기를 줄이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속절없이 무너졌던 올 시즌, 즉 ‘잃어버린 1년’을 되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최지훈, 최준우, 김성민 등 신진세력을 발굴한 것은 절망 속에서 피어난 한 줄기 희망이다. 이들을 비롯한 유망주들의 기량을 극대화해 핵심전력으로 키우는 작업도 계속돼야 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