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베트남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61)에게 다시 한번 ‘상복’이 터졌다. 지난해 12월 필리핀에서 열린 제30회 동남아시안(SEA) 게임에서 베트남을 60년 만에 정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27일 베트남 2급 노동훈장을 받았다. 베트남 축구계에서 외국인이 이 훈장을 받은 것은 최초로, 박 감독을 보좌한 이영진 수석코치와 김한윤 코치는 총리표창을 받았다.
박 감독의 훈장 수훈은 처음이 아니다. 2018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3급 노동훈장을 받았고, 그해 12월에는 베트남 A대표팀을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10년만의 우승으로 이끌어 우호훈장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최근 개국 50주년을 맞은 베트남 국영방송 VTV도 박 감독에게 스포츠계 ‘올해의 인물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기쁨에 취하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이 크지만 최대한 빈틈없이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28일까지는 U-22 대표팀을 소집해 강화훈련을 진행했다. 내년 12월 하노이에서 열릴 SEA 게임 대비 차원이다. 당초 베트남은 올 6월 프랑스 툴롱컵에 출전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대회가 취소돼 전력강화의 기회를 잃었다.
그에 앞서 2월부터 선수점검에 나선 박 감독과 한국인 코칭스태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스포츠가 중지된 3~5월도 알차게 활용했다. 염두에 둔 포메이션을 성공리에 운영한 유럽 클럽들의 경기영상을 정리해 A대표팀과 U-22 대표팀 후보군 모두에게 전달했다. “다시 모일 때 혼란 없이 훈련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놓자”는 취지였다.
하반기에도 쉴 틈이 없다. 9월에는 FA컵, 10~11월에는 리그 경기를 관전하며 후보군 풀을 넓힐 참이다. 박 감독과 이 수석코치가 A대표팀, 김 코치가 U-22 대표팀 자원을 중심으로 점검한다. 내년으로 연기된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위한 A대표팀 훈련캠프는 11월말 2~3주 일정의 합숙 형태로 잡아놓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