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룩 퍼트’ 세르히오 가르시아, 샌더스 팜스 챔프 등극·PGA 통산 11승

입력 2020-10-05 12: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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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히오 가르시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세르히오 가르시아(40·스페인)가 ‘노룩 퍼트’를 앞세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11승 고지를 밟았다.

가르시아는 5일(한국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의 잭슨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총상금 660만 달러·77억1500만 원)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2위 피터 맬너티(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PGA 투어 통산 11승을 달성했다. 우승상금은 118만8000달러(13억8000만 원).

3라운드까지 14언더파 공동 선두였던 가르시아는 4라운드에서만 9타를 줄여 18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끝낸 맬너티와의 간격을 차근차근 줄여 나갔다. 14번(파5) 홀에서 이글을 잡아 18언더파로 동률을 이룬 뒤 마지막 18번(파4) 홀에서 두 번째 샷을 1m도 채 되지 않는 곳에 붙여 버디를 잡고 마침내 1타차 우승을 완성했다.

2017년 마스터스에서 PGA 통산 10승을 달성한 뒤 우승이 없었던 그는 직전 4개 대회에서 3번이나 컷 탈락하는 등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달 발표된 세계랭킹에서는 9년 만에 50위 밖으로 밀리는 아픔도 맛봤지만 흔히 보기 힘든 ‘노룩 퍼트’를 앞세워 짜릿한 반전에 성공했다.

눈을 감고 퍼팅을 하는 것은 프로 선수들이 종종 사용하는 퍼트 연습 방법 중 하나. 실제 경기에서도 비제이 싱, 렉시 톰슨이 시도한 적이 있고, 국내 선수 중에서는 이보미가 한 때 눈을 감고 퍼팅을 한 적이 있다. 드라이버나 아이언 샷과 달리 ‘정적이면서도 동적인’ 퍼팅은 고도의 집중력과 리듬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눈을 뜨면 눈동자 움직임에 따라 오히려 방해를 받게 된다는 이론적 근거를 내세운다. 그러나 공이 아닌 홀을 보고 퍼팅을 하는 것처럼 퍼트가 잘 되지 않을 때 연습 차원에서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3년 6개월 만의 PGA 우승으로 이끈 가르시아의 ‘노룩 퍼트’가 유난히 더 주목을 받는 이유다.

대회 기간 도중 눈을 감고하는 퍼트에 대해 “약 3년 전부터 그렇게 했고 마스터스 우승 때도 마찬가지였다. 눈으로 직접 보면서 완벽하게 집중하려고 할 때보다 오히려 자유로운 느낌으로 퍼트할 수 있다”고 설명했던 그는 챔피언에 오른 뒤 “나는 경기 내내 나 자신을 믿었다. ‘할 수 있다’고 주문을 넣었다”고 우승 비결을 털어놨다. 우승 직후 TV 중계카메라를 통해 아내 앤젤라와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가족애를 과시하기도 했던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최근에 삼촌 두 명이 돌아가셨다. 이번 우승을 힘들어하시는 아버지와 돌아가신 삼촌들에게 바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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