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케이시 켈리. 스포츠동아DB](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20/10/12/103057915.6.jpg)
LG 케이시 켈리. 스포츠동아DB
특히 후반기 11경기에서 켈리는 최근 6연승을 포함해 리그 최다인 9승(1패)에 ERA 2.10(2위)을 기록하며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에이스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LG가 타일러 윌슨과 홈런 2위 로베르토 라모스의 부상 공백에도 불구하고 2위까지 올라선 데는 켈리의 공이 상당하다.
KBO리그에서 보내는 2번째 시즌이다. 지난해 29경기에서 14승12패, ERA 2.55를 기록하며 기량을 검증받았기에 상대팀의 견제는 그만큼 심해졌다. 본인도 지난해와 견줘 상대 타자들이 한층 익숙해지긴 했지만, 같은 레퍼토리를 고집하다가는 결국 수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켈리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업그레이드를 시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켈리는 최고 구속 150㎞의 빠른 공을 지녔다. 게다가 높은 타점에서 찍어 누르는 낙폭 큰 커브까지 지녔다. 이 커브는 알고도 치기 쉽지 않다. 여기에 피칭 메뉴까지 다양화하면 수 싸움에서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투심패스트볼의 구사 빈도를 줄이고, 완성도가 높아진 슬라이더의 구사율을 높인 전략이 통했다.
“KBO리그에는 선구안이 좋은 타자들이 많다는 점이 여전히 어렵다. 2스트라이크 이후 커트도 잘한다. 내 투구에 익숙해진 면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늘 공격적 투구를 추구하고, 꾸준히 다양한 루트와 피칭 메뉴로 타자들을 상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료들 사이에선 ‘나이스 가이’로 통한다. 긴 수염 탓(?)에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로 보이지만, 덕아웃 분위기를 늘 유쾌하게 이끄는 주역이다. 팀이 6연승에 성공한 11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선수단에 햄버거 65세트를 돌리며 화합을 도모한 이도 켈리다. “금요일(9일) 우리 팀 동료들 덕분에 야구인생에서 처음으로 9이닝 완봉승을 거뒀다. 조금이라도 기분 좋게 남은 시즌 힘을 내자는 의미로 햄버거를 돌렸다. 진심으로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LG 홍보팀 관계자는 “켈리가 미국에서 7이닝 완봉승은 해봤지만 9이닝 완봉승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의미 있는 첫 경험이 LG의 순위상승까지 이끌었으니 더할 나위 없이 기뻤던 모양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경주가 한창인 가운데 업그레이드를 위한 켈리의 전력질주 또한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순위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다들 느낌이 좋으니 끝까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