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FC 김도균 감독(왼쪽), 제주 유나이티드 남기일 감독.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두 팀의 선두 경쟁은 엎치락뒤치락하며 흥미롭다.
프로 사령탑 데뷔 시즌인 김도균 감독(43)의 수원FC는 8라운드(6월 28일) 전남 드래곤즈전 승리(2-1)로 처음 리그 선두에 올랐다. 당시엔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겨지며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그건 오판이었다. 감독의 전술은 상대를 혼란에 빠뜨릴 정도로 치밀했고, 팀 전력은 기복 없이 꾸준함을 유지했다. 득점 선두 안병준(17골)과 마사(10골)의 화끈한 공격력은 물론이고 끈끈한 수비조직력도 돋보였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더 강해졌다.
2차례나 승격에 성공한 남기일 감독(46)의 제주는 무섭게 추격했다. 초반 3경기 무승(1무 2패)의 부진을 딛고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제주는 8월 26일 부천전 승리로 수원FC를 끌어내리고 1위에 올라섰다. 1부의 웬만한 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스쿼드를 자랑하는 제주는 다양한 공격 옵션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또 승격에 대한 선수들의 확실한 목표 의식도 강점이다.
최근 무패행진을 이어간 양 팀은 23라운드에서 키를 맞췄다. 제주에 승점 2가 모자랐던 수원은 대전하나시티즌과 원정경기에서 정재용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긴 반면 제주는 홈에서 하위권의 안산 그리너스와 1-1로 비겼다. 결국 승점은 같아졌고, 막판 동점 상황이 되자 ‘다득점’으로 자동 승격팀을 가릴 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부에서 다득점으로 우승팀이 정해진 건 2016시즌 한 차례 있었다. 당시 안산 무궁화와 대구FC가 승점 70으로 같았지만 안산이 다득점에서 4골 앞서 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다음 시즌 시민구단 창단이 예정됐던 안산의 승격권이 박탈되면서 대구가 자동 승격의 행운을 안았다. 이후 최근 3년간은 일방적인 레이스로 우승팀이 가려졌다. 2017시즌엔 경남FC, 2018년엔 아산경찰청, 그리고 지난 시즌에 광주FC가 시즌 내내 독주하며 정상에 올랐다.
수원FC와 제주의 올 시즌 남은 경기는 각각 4경기다. 수원FC는 전남(홈)→제주(원정)→경남(홈)→안양(원정)전을 치르고, 제주는 경남(원정)→수원FC(홈)→서울이랜드(홈)→충남아산(원정)을 상대한다. 일정상 25라운드(10월 24일) 맞대결이 분수령이다. 올해 두 차례 맞대결에선 제주가 1승1무로 앞서 있다.
김도균 감독과 남기일 감독은 우승을 장담하고 있다. 양 팀 감독 모두 “맞대결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역대급 살얼음판 레이스에서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