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스타] 잔여 시즌 선발 플랜 가동 첫날, 에이스 품격 뽐낸 알칸타라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4회초 수비를 마친 뒤 두산 알칸타라가 웃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외국인투수 2명은 4일 휴식 후 등판할 것이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1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남은 시즌 선발로테이션 운용 계획을 공개했다. 핵심은 외국인투수 라울 알칸타라(28)와 크리스 플렉센(24)이 4일 휴식 후 선발등판하는 것이다. KBO리그에서 선발투수들은 5일 휴식 후 등판이 일반적이지만,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가기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하는 만큼 외국인투수들을 확실히 믿고 가겠다는 의지였다.

13일 알칸타라의 선발등판은 새로운 플랜의 출발점이기에 매우 중요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남은 계획까지 틀어질 수 있는 데다, 상대도 올 시즌 5승7패로 열세였던 한화이기에 부담이 컸다.

그러나 알칸타라는 역시 에이스다웠다. 7이닝 동안 3안타 무4사구 8삼진 무실점의 쾌투로 5-0 완승을 이끌었다. 특히 투구수를 83개로 끊으며 다음 등판이 유력한 1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체력까지 비축했다. 최고 구속 155㎞의 강력한 포심패스트볼(51개)을 비롯해 포크볼(15개), 슬라이더(12개), 투심패스트볼(3개), 체인지업, 커브(이상 1개)까지 다양한 구종을 섞어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알칸타라의 최근 흐름은 그야말로 거침이 없다. 9월 1일 잠실 한화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이날까지 7연승이다. 시즌 17승(2패)째를 거두며 다승 부문 1위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18승)에 1승차로 따라붙었다. 종전 2.78이던 평균자책점(ERA)도 2.67로 끌어내렸다.

동료들도 힘을 냈다. 4번타자 김재환은 1회 결승타를 포함해 2안타 2타점으로 회복세를 이어갔고, 최주환-박건우-정수빈도 2안타 1타점씩을 보탰다.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홍건희와 김강률도 나란히 1이닝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에이스가 버텨내며 수확한 소중한 1승으로 김 감독의 잔여 시즌 플랜에 청신호가 켜졌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