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두산 유희관이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유희관은 15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85구를 던지며 4안타 무4사구 3삼진 1실점의 호투로 팀의 16-3 승리를 이끌고 시즌 9승(11패)째를 따냈다. 8연속시즌 10승에 한 걸음 더 다가가며 평균자책점(ERA)도 종전 5.39에서 5.20(126.1이닝 73자책점)까지 낮췄다. 두산은 한화와 홈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상대전적에서 8승7패의 우위를 점했다.
유희관은 8월 2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5차례 선발등판해서 3차례나 5회 이전 조기강판의 수모를 당하는 등 승리 없이 4패, ERA 9.00(17이닝 17자책점)의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2일부터 14일까지는 2군에서 조정기를 거쳐야 했다. 부상이 아닌 부진에 따른 1군 엔트리 말소였다. 지난 7년 연속(2013~2019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꾸준함을 뽐냈던 유희관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법한 일이었다. 2군에서 절치부심하며 다시 찾아올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었다. “잘 던지면 또 등판할 수 있을 것”이란 두산 김태형 감독의 격려도 동기부여가 됐다.
노력의 결과는 달콤했다. 노시환과 김민하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준 2회를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최고 구속이 133㎞에 불과했던 직구(43개)는 무브먼트가 심해 스피드건에 찍힌 구속 이상의 위력을 자랑했다. 싱킹패스트볼(싱커·24개)과 커브(10개), 슬라이더(8개) 등의 변화구도 적절히 곁들이며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최대 강점인 커맨드 피칭이 통한 데다 구위까지 살아나니 더 바랄 것이 없었다. 앞선 한화전 3경기에서 겪은 ERA 8.18(1승1패)의 부진도 씻어낼 수 있었다.
두산 타자들도 화끈한 타격으로 유희관의 승리를 적극 지원했다. 박건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이상 3안타 4타점)를 비롯해 허경민, 김재호(이상 3안타 1타점)를 비롯해 오재일(2안타 1타점) 등 5명이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3회부터 6회까지 4이닝 동안 무려 15점을 몰아치며 한화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이로써 두산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최근 8승2패의 기분 좋은 상승세 속에 16~1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치르게 됐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