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2사 1, 2루에서 LG 선발 임찬규가 교체되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2사 1, 2루에서 LG 선발 임찬규가 교체되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LG 트윈스 우완투수 임찬규(28)에게 20일 수원 KT 위즈전은 동기부여가 확실한 한판이었다. 살얼음판 2위 싸움에서 팀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힘을 보태는 동시에 올 시즌 규정이닝과 3점대 평균자책점(ERA), 10승까지 노릴 수 있었다. 팀의 승리를 이끌며 개인기록까지 챙긴다면 그보다 좋은 시나리오는 없다. LG 류중일 감독도 경기에 앞서 “(임)찬규가 9승째를 따낸 뒤 계속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해냈으면 좋겠다”고 힘을 실어줬다. 임찬규의 승리는 곧 LG의 승리였다.

2위를 달리던 LG 입장에서 이날 경기는 단순한 정규시즌 한 게임이 아니었다. KT는 물론 키움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까지 2위 자리를 넘보는 가운데 경쟁팀 중 한 팀과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KT는 LG와 0.5경기차 3위라 이날 결과에 따라선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었다. 임찬규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임찬규가 지닌 최고의 강점은 어떤 상황에도 주눅 들지 않는 배짱이다. 이날도 그랬다. 초반부터 공격적 투구를 펼쳤다. 5.2이닝 동안 94구를 던지며 7안타 2볼넷 5삼진 2실점의 호투로 팀의 7-6 승리를 이끌고 10승(9패)째를 따냈다. 2018시즌(11승) 이후 2번째 단일시즌 10승을 신고하며 ERA는 4.00에서 3.97로 끌어내렸고, 규정이닝(144이닝)에도 1이닝만을 남겨두게 됐다.

직구(39개)의 최고 구속은 142㎞로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서클체인지업(32개)과 커브(23개)의 움직임이 일품이었다. 특히 1회말 강백호를 풀카운트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장면은 임찬규의 커브가 얼마나 위력적인지 잘 보여줬다. 3회말 황재균과 5회말 심우준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직구를 노린 타자들의 타이밍을 수월하게 빼앗으면서 안정적으로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었다.

동료들도 임찬규를 도왔다. 타선은 6회까지 이형종의 솔로홈런(17호) 등으로 4-0 리드를 안기며 임찬규를 한결 편안하게 해줬다. 4-2로 추격을 허용한 8회초 3득점은 쐐기였다.

이날 경기로 2위권의 순위도 요동쳤다. LG는 78승3무59패(승률 0.569)로 2위를 지켰다. 경기가 없었던 키움(79승1무62패·승률 0.560)이 어부지리로 3위에 올랐고, 사직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6-1로 꺾은 두산이 4위(75승4무59패·0.5597)로 올라섰다. KT(76승1무60패·승률 0.5588)는 5위로 밀려났다.

수원|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