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내겠다” 만 37세 최형우의 막판 타격왕 정조준

입력 2020-10-29 15: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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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 스포츠동아DB

KIA 최형우. 스포츠동아DB

“이제 욕심 내보려 합니다.”

KIA 타이거즈 간판타자 최형우(37)가 솔직하게 속내를 드러냈다. 개인기록에 대해선 늘 신중하게 접근하는 그이지만, 올 시즌 막판에 마주한 이 ‘기회’만큼은 결코 놓치고 싶지 않다는 의지다.

최형우가 2020시즌 타격왕을 노린다. 28일까지 타율 0.353, 28홈런, 114타점, 92득점을 올렸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타격 순위에선 가장 높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KT 위즈 외국인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30),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32)보다 높은 타율이다. 로하스는 0.350, 손아섭은 0.349다.

28일 광주 KT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며 타격 1위로 올라선 최형우는 타이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사실 최근까지도 타율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5경기가 남을 때까지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잔여경기가 5경기도 되지 않는다. 욕심을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2016년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타격왕에 도전한다. 정확성을 요구하는 콘택트 능력만큼이나 올해 그의 타율을 끌어올려준 원동력은 한방(홈런)이다. 30홈런 고지도 코앞에 있다. 이른바 ‘에이징 커브’를 무색하게 만드는 활약상이다.

최형우는 “홈런은 스스로 생각해도 정말 미친 것 같다. 어떻게 이렇게 많이 나오는지 정말 모르겠다. (타격폼 등에) 크게 변화를 준 것도 없어 더 놀랍다. 그냥 ‘운이 좋구나’라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형우의 ‘역대급’ 시즌은 데뷔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획득을 앞둔 2016년이었다. 그해 최형우는 타율 0.376(1위), 31홈런(7위), 144타점(1위), 99득점(11위)이라는 괴물 같은 성적으로 시즌 후 ‘FA 100억 원 잭팟’을 터트렸다. 항상 스스로도 최고의 시즌이라고 자부하는 때다.



그때와 올해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비슷한 느낌이다. 타구가 외야 중앙과 좌중간으로 (밀어서) 많이 나온다”는 답이 돌아왔다. 30홈런 재도전에 대해선 “28개까지 치니 이제 30홈런이 보인다. 여기까지 왔으니 한 번 노려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형우는 커리어 내내 소위 ‘영양가’란 측면에선 단 한 번도 부족함이 없었던 타자다. 큰 것 한방만을 노리기보다는 늘 타점을 뽑아 팀 승리에 기여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30홈런이라는 의미 있는 숫자도 현재는 1순위 목표가 아니다. 그는 “30홈런과 타격왕 중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타격왕을 뽑겠다. 그건 1등 아닌가”라며 올 시즌 최종 목표를 선명하게 털어놓았다.

경쟁자들보다 1경기 더 남아있는 데다, 가장 마지막 경기다. 3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NC 다이노스전은 최형우의 타격왕 등극무대가 될 수도 있다.

광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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