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인사이드] 두산 ‘슈퍼에이스’ 알칸타라에게는 다 성공계획이 있었다

입력 2020-11-0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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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알칸타라.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외국인투수 라울 알칸타라(28)는 2020시즌 KBO리그를 지배한 ‘슈퍼 에이스’로 손색없다. 31경기에서 한 차례 완투승을 포함해 20승2패(승률 0.909), 평균자책점(ERA) 2.54(198.2이닝 56자책점), 182삼진, 30볼넷,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27차례 등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시즌 전부터 업그레이드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지난해 KT 위즈에서 11승11패, ERA 4.01의 성적을 내고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잠실구장의 긴 펜스 거리와 두산 야수진의 탄탄한 수비가 뒷받침되면 성적이 향상될 만한 요소는 충분하다는 평가였다.

두산은 알칸타라가 시속 150㎞대 중반의 강속구를 지닌 데다 몸 상태에 문제가 없고, 유연성까지 뛰어나다는 점에 주목했다. 영입을 결정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스스로도 “2019시즌의 내 기록을 뛰어넘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남은 일은 성적으로 증명하는 것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시즌 개막이 늦어졌지만, 이를 기회로 여겼다. 컨디션을 완벽하게 맞춘 덕분에 이미 4월에 직구 최고 구속 155㎞를 찍었다. 당시 알칸타라는 “2019년 4월에는 직구 최고 구속이 146~147㎞ 정도였다. 구속에서 보다시피 몸은 올해가 더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올해는 2번째 시즌인 만큼 상대 타자들을 많이 분석했고, 어떻게 승부할지도 다 계획이 있다”고 단언했다.

허언이 아니었다. 강력한 직구의 구위는 그대로였고, 슬라이더의 위력 또한 변함없었다. 가장 큰 변화는 투심패스트볼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스플리터를 장착한 것이었다.

이 전략은 완벽하게 통했다. 최고 구속 140㎞에 이르는 스플리터에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는 여지없이 헛돌았다. 그뿐 아니라 보더라인을 완벽하게 활용해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공략하는 능력도 크게 향상했다. 개막 이전부터 철저히 준비한 성과가 정규시즌 성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첫해와 달리 상대 타자를 알고 던진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그의 말이 딱 맞았다.

팀의 운명이 걸린 정규시즌 최종전(10월 30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이닝 무실점의 쾌투로 2-0 승리를 이끈 덕분에 두산도 3위로 준플레이오프(준PO)에 오를 수 있었다. 1일 야간훈련을 위해 잠실구장에 출근하던 그의 표정에선 여유마저 느껴졌다. 가을야구에 앞서 ‘빅게임’ 경험까지 더한 알칸타라의 전진은 어디까지일까.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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