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왕별’ 손준호, ‘新 진공청소기’ 진가 확인…김상식이 성장시킨 후계자

입력 2020-11-06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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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중의 별!’ 전북 손준호가 5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대상 시상식 2020’에서 MVP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선수 및 미디어 투표에선 울산 주니오에게 밀렸지만 사령탑들의 몰표를 받아 더 의미 있는 수상이었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반짝이 아니란 걸 보여주겠다. 올해가 내 인생의 MVP라고 생각한다.”

손준호(28·전북 현대)가 K리그1(1부)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뒤 밝힌 소감이다.

손준호는 5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대상 시상식 2020’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2017년 이재성(홀슈타인 킬·당시 전북) 이후 3년 만에 우승팀에서 나온 MVP 수상이라 의미는 더 컸다. 앞선 두 시즌은 준우승팀에서 MVP를 배출했다. 2018년에는 말컹(허베이·당시 경남FC), 지난해는 김보경(전북·당시 울산 현대)이었다. 특히 손준호는 프로 데뷔 후 처음 K리그1 베스트11(미드필드 부문)에도 이름을 올려 기쁨이 두 배가 됐다.

2014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로 데뷔해 2018년 전북 유니폼을 입은 손준호는 올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박스 투 박스’ 유형의 지휘자로 중원을 지배했다. 전북의 르네상스를 선수로 함께 했고,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에 이어 지휘봉을 물려받을 것으로 보이는 김상식 수석코치의 탄탄한 지도를 받으며 K리그 최고의 중원 요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공격 성향이 강하지만 손준호는 팀 사정에 따라 수비에 더 무게가 실린 자신의 역할에 헌신했다. 그 결과 그라운드볼 경합 성공(75회), 패스 차단(171회), 볼 획득(291회), 중앙지역 패스(1122회) 등 주요 부가지표에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이뿐만 아니라 장거리 패스 성공(219회), 태클(33회·이상 2위), 인터셉트(51회·5위) 등 공격과 수비 모든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녹색군단의 중원을 지켰다. 특히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통했던 울산과 정규리그 26라운드 원정경기에선 상대의 길목을 차단하고 볼을 키핑해 진가를 입증했다.

손준호는 “(김상식) 코치님이 위치 선정과 상황 대처를 알려주셨다. 빨리 깨우쳐 피치에서 보이려 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포지션이 바뀌었으나 선수가 더 성장하려면 어느 역할이든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매 경기 모든 걸 쏟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수치로 증명되는 공격 포인트는 2골·5도움(25경기)으로 높다고 볼 수 없으나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한 헌신과 희생에 그보다 어울리는 이는 없다. “전북에는 희생하는 선수들이 많다. 묵묵한 노력이 있어 영광이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 모라이스 감독이 선발 라인업을 짤 때 가장 먼저 수첩에 적는 선수 역시 그다.

손준호는 “참 행복하다. 내년에도 이 자리에 올 수 있게끔 발전하겠다. 전북에 훌륭한 동료들이 많다. 전북을 대표한 이름으로 남게 돼 영광스럽다”며 활짝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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