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삼광빌라!’ 진기주가 출생의 비밀에 내던져졌다. 납골당에서 본인의 유골함을 목격했고, 친모 황신혜와 헤어지게 된 이유가 누군가의 유괴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충격에 휩싸였다. 결국 눈물을 쏟아낸 그녀의 처절한 감정선을 따라 시청률은 26.4%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가구 기준)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제작 프로덕션 H, 몬스터유니온) 15회에서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이빛채운(진기주)의 머릿속은 충격과 엄마 이순정(전인화)을 향한 의문이 뒤섞여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였다. 친부모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왜 그동안 김정원(황신혜)을 수소문하지 않았는지,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됐을 때 왜 바로 말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이 사실을 왜 이제서야 고백했는지,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정원에게 친딸 ‘서연이’는 이미 세상에 없는 아이였고, 이를 차마 말할 수 없는 순정은 그저 “네 엄마 자리를 내놓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울먹일 뿐이었다. 이에 빛채운은 정원이 자신을 버린 것이라고 오해했다.
속이 터져버릴 것 같아 내일을 기다릴 수 없는 빛채운은 자초지종을 듣고 확실하게 유전자 검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순정을 이끌고 정원의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딸을 키우며 행복했던 순간들을 뒤로하고 모든 것을 체념, 초인종을 누르려는 순정을 막아선 이는 다름 아닌 빛채운이었다. 궁금함을 참지 못해 달려왔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정원 앞에 나설 수도 없는 복잡한 마음 때문이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달라는 빛채운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순정은 모든 사실을 털어놓겠다며 LX패션을 찾아갔다. 다급해진 빛채운은 “너무 이기적인 거 아냐? 한시라도 빨리 엄마 양심의 가책 덜려는 거잖아”라며 아픈 말을 퍼붓기 시작했고, 늦었지만 딸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싶은 순정은 “이제라도 너 앞세워 덕 좀 보려고, 엄마 말년에 편하게 좀 살아보려고”라며 마음에도 없는 비정한 말을 쏟아냈다. 서로를 너무 잘 알아 더 아픈 대화를 주고받는 두 사람의 눈동자엔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순정과의 대화로 다친 마음이 채 아물기도 전에 또 다른 진실이 빛채운의 마음을 사정없이 할퀴었다. 지난밤, 딸 장서아(한보름)에게 오래 전 가슴에 묻은 친딸 ‘서연’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던 정원. 유독 애정을 느끼는 빛채운을 서연이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땡땡이’를 핑계로 그녀와 함께 서연이가 잠들어 있는 납골당으로 향했다. ‘故 박서연’이라 새겨진 유골함, 그리고 자신의 어린 시절과 똑 닮은 아이 사진, 이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한 빛채운은 그렇게 자신이 세상에 없는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더군다나 “누가 우리 서연이를 훔쳐 갔어”라는 정원의 충격적인 한마디는 간신히 추스른 빛채운의 마음을 또다시 처참하게 무너뜨렸다. 자신을 유괴한 사람에 대한 의문에 엄마 순정이 떠올랐지만, 그럴 리 없다며 애써 부정했다.
휘몰아치는 진실 속에서 빛채운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은 그녀를 걱정하며 하루 종일 부재중 전화를 남기는 우재희(이장우)뿐이었다. “여기 좀 와줄 수 있냐”라는 한마디에 쏜살같이 달려온 재희는 애써 눈물을 삼키는 그녀가 마음껏 울 수 있도록 따뜻하게 안아줬다. 재희가 건넨 애틋한 위로에 감정이 북받친 빛채운은 목놓아 울음을 토해냈다. 서럽게 울부짖는 빛채운과 귓가에 맴도는 구슬픈 울음소리가 재희는 물론,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마음도 저릿하게 만들었다. ‘오! 삼광빌라!’ 16회는 오늘(8일) 일요일 저녁 7시 55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