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인터뷰] ‘은퇴’ 정근우 “시즌 막판 결정, 팀과 용택선배께 폐 끼치고 싶지 않았다”

입력 2020-11-08 14:0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정신없이 달려왔으니까. 일단 조금 쉬고 싶습니다.”

LG 트윈스 구단이 8일 “정근우가 16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다”고 밝힌 직후 연락이 닿은 그의 목소리에는 아쉬움보다는 홀가분함이 느껴졌다. 정근우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200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 SK 와이번스의 지명을 받았고, 이후 한화 이글스와 LG를 거쳐 올해까지 통산 1747경기에서 타율 0.302, 1877안타, 121홈런, 722타점, 371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한 시대를 풍미한 2루수다. 통산 2루수 골든글러브 3회(2006·2009·2013시즌), KBO리그 득점 부문 타이틀 2회(2009·2016년)를 수상했다. 특히 16개의 끝내기안타는 KBO리그 최다 기록이다.


국가대표로도 맹활약했다.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WBSC 프리미어 12 우승 등에 기여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2차드래프트를 통해 한화에서 LG로 이적해 마지막 불꽃을 태웠으나, 72경기에서 타율 0.240, 14타점, 23득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정근우는 올 시즌 막판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찌감치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박용택(41)의 은퇴투어와 치열한 순위 다툼을 펼친 팀의 상황을 고려해 발표를 미뤘다. 그는 “시즌이 끝나고 고민했던 게 아니다”며 “어느 정도 (은퇴하겠다는)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박)용택 선배도 한창 은퇴투어를 하고 있었고, 팀도 순위싸움에 집중하고 있었다. 폐를 끼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아직 향후 진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입단 첫해인 2005시즌부터 올해까지 매년 그라운드에서 투혼을 불태웠기에 휴식을 취하면서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아직은 향후 진로를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정신없이 달려왔으니 일단 조금 쉬고 싶다”고 웃었다. 구단을 통해서도 “지금까지의 선수생활을 아름답게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주신 구단에 감사하고 덕분에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은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항상 응원해주시고 아껴주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