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사진제공|KBL
전자랜드는 7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서울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79-76으로 이겼다. 이로써 유 감독은 전자랜드 소속으로 300번째 승리(감독 통산 339승)를 맛봤다. 2009년 11월 전자랜드 감독대행을 맡았던 그는 2010년 4월 감독으로 승격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18~2019시즌에는 구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팀을 챔피언 결정전까지 이끌었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한 팀에서만 300승 넘게 거둔 사령탑은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57)과 유도훈 감독뿐이다. 한 시즌에 30승을 거둔다고 가정해도 10년의 세월이 필요한 대기록이다. 그만큼 오랜 기간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지도자임을 증명하는 지표다.
300승은 유 감독이 전자랜드에서 세운 업적 중 숫자로 드러나는 지표일 뿐이다. 그가 부임하기 전까지 전자랜드는 하위권 팀의 이미지가 강했다. 또 확고한 컬러가 없는 팀이었다. 강산이 한 차례 변하는 세월 동안 유 감독과 함께한 전자랜드는 리그에서 가장 끈끈한 팀, 보유한 전력 이상의 성적을 내는 팀으로 이미지를 일신했다. 전자랜드는 유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10시즌 중 8차례나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성공했다. 2014~2015시즌 6강 및 4강 PO에선 매 경기 명승부를 펼쳐 농구 팬들에게서 ‘감동랜드’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에도 하위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뒤로 한 채 선두권을 유지하며 변함없이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모기업이 이번 시즌까지만 농구단을 운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사라질 운명이다. 유 감독이 전자랜드 역사의 마지막 사령탑으로 흔적을 남기게 됐다. 그는 “올 시즌은 매 경기의 의미가 크다. 내가 전자랜드와 이뤄온 300승보다 앞으로의 1승씩을 바라보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